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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이 부르는 ‘목포의 눈물’

등록 2018-06-15 15:06수정 2018-06-15 17:39

목포시장·도의원·시의원 줄줄이 낙선
“문재인 대통령이 너무 잘해서 졌다”
박지원 의원과 이낙연 총리가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8주년 기념식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의원과 이낙연 총리가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8주년 기념식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목포에서의 실패는 오직 저의 잘못이라 판단합니다.”

박지원 전 민주평화당 대표가 6·13 지방선거에서 목포의 패배를 수습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평화당은 지지를 얻지 못했다. 머리 숙여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고 국민이 원하는 정치로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는 치열하게 해도 결과에 승복하고 협력해서 더 좋은 대한민국과 국가 대개혁으로 나가야 한다. 그것이 더 큰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아침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우리는 호남도, 국민의 마음도 읽지 못했다. 우리 잘못도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너무 잘했기 때문에 졌다”고 시인했다. 그는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 전남은 남북문제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키고, 투표 하루 전인 12일 북미정상회담도 성공하니까 명함도 내밀기 힘들었다”고 평가했다.

그의 말대로 평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존재감을 거의 드러내지 못했다. 전남지사 출마를 바랐던 그가 20석인 교섭단체 의석수를 지키겠다며 뜻을 접은 뒤 주목도가 더 떨어졌다. 이 때문에 평화당은 디제이(DJ)의 정치적 고향이자 박 의원의 지역구인 목포에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당력을 집중했다. 현역 국회의원·시장·지방의원의 조직이 골목골목을 촘촘하게 누볐다. 조배숙 천정배 정동영 등 중진들도 앞다퉈 지원 유세를 펼쳤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믿었던 목포시장 선거에서 박홍률 평화당 후보는 김종식 민주당 후보에게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여론조사에서 한차례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았던 박 후보는 47.50%를 득표해 47.75%를 얻은 김종식 전 완도군수에게 292표 차로 역전패를 당했다. 박 후보는 “평화당 심장부인 목포를 절대 내어줄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으나 0.25% 포인트 차이로 석패하고 말았다.

박지원 의원이 14일 아침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남도의회 의원 선거에서는 의정활동이 활발했던 강성휘·김탁 등 현역 평화당 후보 5명이 모두 민주당 후보들한테 자리를 내줘야 했다. 패배는 목포시의회 의원 선거로 이어졌다. 뚜껑을 열어보니 시의원 22명 중 14명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평화당은 6명, 정의당은 1명, 무소속 1명에 그쳤다. 직전 시의회의 정당 분포가 평화당 13명, 민주당 5명, 정의당 2명, 무소속 2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긴 결과였다. 시의원 비례대표의 정당별 득표율도 민주당이 62.4%를 기록해 평화당의 18.9%, 정의당의 16.6%를 한참 앞섰다.

기초단체장 선거에 기대를 걸었던 평화당은 박 의원과 연고가 있는 목포와 진도에서 잇따라 실패하고, 고흥·해남·함평·익산·고창 등 5곳에서만 당선자를 내 겨우 체면을 차렸다.

이를 두고 정태관 목포문화연대 대표는 “민심이 무섭다. 박 의원이 3선을 하면서 10년 동안 쌓아온 조직이 바람 앞에 와르르 무너졌다. 정계 개편이 없다면 박 의원도 2년 뒤 총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 이아무개씨는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결과다. 중앙 정치의 바람이 기초선거까지 뒤흔드는 것이 안타깝다. 후보의 의정활동이나 업무능력보다 소속 정당만 보고 줄 투표를 하면 지방자치는 뒷걸음질을 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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