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울진군의회에서 전체 8명 중 3명이 당선되면서 1당을 무소속에 내줬다. 군의회 의장은 5명이 당선된 무소속에서 차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울진군 제공
4·13 지방선거에 자유한국당이 강세를 보인 경북지역 기초의회에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50명이 당선되고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약진했다. 그동안 기초의회를 압도적으로 장악해온 자유한국당은 4곳에서 과반수 확보에 실패했다.
18일 경북선거관리위원회와 경북도 등이 파악한 기초의원 당선자 자료를 보면, 기초의회 23곳의 정원 284명 가운데 자유한국당 소속이 171명, 무소속 60명, 바른미래당 2명, 정의당 1명에다 더불어민주당 50명이 당선됐다. 민주당은 2014년 기초의원 선거에서 5명이 당선됐지만 이번에는 10배나 늘어났다. 무소속도 4년 전 49명에서 11명 늘어났다. 한국당은 2014년 228명에서 171명으로 57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울진군에서는 군의원 8명 중 한국당이 3명, 무소속 5명으로 절반을 넘기지 못했다. 울진군의회 쪽은 “원 구성을 앞두고 협의를 해봐야 하지만 아무래도 무소속에서 의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성주군의회에서도 8명 중 한국당 4명, 무소속 4명이며, 영천시의회에서는 12명 중 한국당 6명, 민주당 3명, 무소속 3명으로 과반을 차지하는데 실패했다. 영주시의회도 민주당 2명과 무소속 5명이 한국당 7명에 맞서 팽팽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영주에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27년 만에 민주당이 처음으로 시의회에 진출했다. 영주시 관계자는 “시의회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배정을 놓고 종전과는 분위기가 달라 고민스럽다. 특히 2명이 당선된 민주당에 상임위원장 배정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짐작된다”고 털어놨다.
경북지역 최대 도시인 포항시의회에서는 정원 32명 중 한국당이 19명이지만 무소속 3명에 민주당 후보가 10명씩이나 당선됐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유일하게 기초자치단체장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구미시에서는 시의원 23명 중 한국당이 12명으로 가까스로 과반을 넘겼다. 민주당은 9명 당선됐다. 칠곡군의회에서도 10명 중 민주당 4명, 한국당 6명이 당선됐다. 칠곡군에서는 2014년에는 민주당 당선자가 1명도 없었다.
경북도 관계자들은 “경북지역 기초의회에서도 자유한국당의 세력이 대거 위축되면서 과거처럼 일방통행식 의회 운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지만 그런 훈련을 해보지 않은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에서 엄청난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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