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대구와 경북 무소속 기초단체장 당선자들. 대구 김문오 달성군수, 경북 김충섭 김천시장, 권영세 안동시장.(왼쪽 위부터) 최기문 영천시장, 엄태항 봉화군수, 전찬걸 울진군수 당선자.(왼쪽 아래부터)
6·13 지방선거에서 대구와 경북 무소속 기초단체장 당선자들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과거 무소속 당선자들이 거의 전원 한국당에 입당했던 전례와는 달라진 풍경이다. 박근혜 탄핵과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영남 지역주의 붕괴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북의 기초단체장 당선자 23명 중 무소속 당선자는 김충섭(63) 김천시장, 권영세(65) 안동시장, 최기문(65) 영천시장, 엄태항(69) 봉화군수, 전찬걸(59) 울진군수 등 5명이다. 또 대구에서는 기초단체장 8명 중 김문오(69) 달성군수가 무소속이다. 김충섭 김천시장 당선자를 빼고 전원이 애초 한국당에서 활동했던 정치인들이다.
전통적으로 대구와 경북에서는 무소속으로 당선된 기초단체장들이 선거 뒤 한국당에 입당하는 것이 관례였다. 기초단체장 활동에도 정당 배경이 필요한데다 대구경북에선 한국당 외에 다른 정당을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3명, 8년 전 지방선거에선 8명의 무소속 기초단체장이 모두 한국당 계열에 입당했다.
하지만 이번은 좀 다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 등 흐름에 따라 무소속 단체장들이 한국당 입당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대구와 경북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이 나왔고, 의원들도 꽤 당선됐다. 30년 영남 지역주의에 균열이 간 것이다. 민주당과 무소속 당선자들이 접촉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이들 무소속 단체장 대부분이 당분간 무소속을 유지하면서 앞으로의 정치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찬걸 울진군수 당선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을 보면서 한국당으로 출마하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어느 정당에 입당할지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당분간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군 행정에 전념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문오 달성군수 당선자는 “무소속으로 남겠다. 한국당에 돌아갈 생각은 없다”고 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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