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세월호 후속대책 추진단이 28일 세월호 좌현 3층 객실의 협착 상황과 수색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바깥쪽에서 2m쯤 안으로 밀려든 이 부분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28일 낮 1시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3층 객실 안. 조승우 해양수산부 세월호 후속대책 추진단장이 참사 당시 단원고 남학생 숙소였던 선수쪽 다인실을 가리켰다. 미수습자인 남현철·박영인군의 흔적이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이다. 객실 바닥은 새어든 빗물로 흥건히 젖어 미끄러웠다. 천장엔 벌겋게 녹슨 전선과 배관이 무질서하게 얽혀 어지러웠다. 좌현 벽체는 침몰 때 충격으로 철판이 눈에 띄게 굽고 안쪽으로 휘어들어와 있었다. 철판 사이엔 아직도 담요 조각이 아슬아슬 끼어있고, 진흙으로 막힌 환기통은 퀴퀴한 개펄 냄새를 내뿜었다. 조 단장은 “이 상태로는 수색이 어렵다. 7월4일까지 찌그러진 철판 부위를 절단해도 되는지 구조안전 검사를 마친 뒤 철판 일부를 절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객실 3층 중앙광장에는 수색팀이 모은 철재와 목재, 포대 등이 종류별로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4층으로 올라가는 반원형 계단 위에는 지름 1m의 샹들리에가 위태롭게 매달려 아래를 지나는 이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수색팀 30여명은 밀폐형 구조인 지하 1층 기관구역에서 마스크와 안전띠 등으로 무장한 채 작업에 한창이었다. 실내가 후텁지근한 탓에 모종삽으로 진흙을 모아 밖으로 꺼내느라 이마에 맺힌 땀을 연방 훔치는 모습이 보였다. 작업 공간을 밝힌 조명 옆에선 환기 장치가 요란하게 돌아갔다. 수색은 진흙 포대를 들고 한 사람이 겨우 지날 정도로 비좁은 계단을 통해 선체 밖으로 꺼내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세척 과정에서 뼛조각이 나오면 현장감식팀이 인골인지를 확인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유전자 감식을 한다. 이상호 수습조사지원과장은 “기관구역은 미수습자 수색뿐 아니라 외인설 외력설 등 침몰원인을 밝히는 조사에도 중요한 공간”이라고 전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5일부터 3·4층 좌현 객실과 지하 1층 기관구역의 수색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10일 선체를 바로 세웠다. 수색팀은 직립 이후 가방 25점, 휴대전화 14점, 안경 13점 등 유류품 239점을 수습했다. 수색은 8월31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수습자 가족과 4·16 가족협의회는 목포신항에서 수색과 조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미수습자 가족 권오복(63)씨는 “이번 수색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모두의 가족이 꼭 돌아오기를 바란다. 더위 장마 태풍 등 변수가 많으니 안전하게 수색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태껏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는 단원고 학생 남현철·박영인군, 교사 양승진씨, 일반 승객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군 등 5명이다.
한편,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국민공청회를 열어 세월호 선체보존처리 계획안을 발표하고 각계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화보] 바로선 세월호 내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