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테마가로 조성사업의 초기 구상단계의 이미지로 고은 시인의 얼굴을 벽화로 그리려 했으나 취소됐다. 군산시 제공
전북 군산시가 나운동·수송동에 걸친 군산예술의전당 주변 테마가로 조성사업에 고은 시인 얼굴을 벽화로 그리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미투운동으로 고은 시인의 성폭력 의혹이 제기돼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군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와 군산문화원, 시 의회 등에서 추천한 인사로 꾸려진 테마가로 조성사업 자문위원들은 최근 회의를 열어 고은 시인을 사업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고헌(1924~2001), 김기경, 문효치, 이병훈, 이양근, 이원철, 채규판, 채만식, 심호택 등 군산 출신 문인 9명을 관련 사업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선정된 전북도 경관디자인 공모 사업의 하나로, 예산 7억4천만원을 들여 예술의 전당 앞길, 새들공원, 나운동 아파트 옹벽 등 3곳에 문인들의 모습과 작품을 벽화와 조형물로 기록하는 것이다.
앞서 고은 시인 생가터 복원 사원도 취소된 바 있다. 군산시는 생가터 소유주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요구해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업비 2억원을 반납했다.
고은 시인은 1933년 군산시 미룡동에서 태어났다. 그동안 군산시는 고 시인을 군산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알리는 여러 사업을 추진했으나, 성폭력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련 사업들을 포기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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