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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전두환 동상’ 목 쇠톱질한 남성 “직접 응징하려 했다”

등록 2020-11-19 16:06수정 2020-11-19 16:56

경찰, 현행범으로 체포
목 부근이 훼손된 청남대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 청남대 관리사업소 제공
목 부근이 훼손된 청남대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 청남대 관리사업소 제공

존치-철거 논란이 진행 중인 옛 대통령 휴양지 청남대 안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이 훼손됐다.

19일 충북도 발표 등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10~11시께 경기 용인에 사는 ㄱ(50)씨가 청남대 안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을 훼손했다. 이 남성은 준비한 쇠톱을 이용해 동상 목 부근을 절반 이상 훼손했고, 주변을 지나던 시민이 발견해 청남대 관리사업소에 알렸다. 경찰은 청남대 관리사업소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남성은 경찰에서 “평소에 전두환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다”면서 “충북도가 최근 청남대 안 전두환·노태우 동상을 철거하지 않고 존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보도를 보고 화가 나 나 스스로 응징하려는 마음으로 동상 훼손을 결행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 때 연희동 집 앞 등에서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살 반란자 옷’을 입은 청남대 안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5·18 학살 주범 전두환 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은 지난 3일 오후 청남대를 찾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에 펼침막 옷을 입히고 철거를 요구했다. 5·18 학살 주범 전두환 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
‘학살 반란자 옷’을 입은 청남대 안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5·18 학살 주범 전두환 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은 지난 3일 오후 청남대를 찾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에 펼침막 옷을 입히고 철거를 요구했다. 5·18 학살 주범 전두환 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

청남대 안 동상철거를 주장해온 ‘5·18 학살 주범 전두환·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청남대 국민행동)은 이 남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5·18 민주유공자 유족회, 5·18기념재단 등 전국시민사회단체 17곳이 꾸린 청남대 국민행동은 매주 화요일마다 청남대 앞에서 전두환·노태우 동상철거 화요 문화제를 열어왔다.

이 단체 정지성 대표는 “이 남성은 청남대 국민행동과 직접 관련이 없다. 5·18 관련 단체 사이버회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안다. 경찰에서 사건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충북도가 지난 5월 발표한 동상철거 약속을 깨는 바람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 충북도가 자초한 일이다”며 “위법한 일이 발생해 안타깝지만 충북도와 사회에 경종을 울린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애초에 동상철거를 깔끔하게 마무리 짓지 못해 이런 사건이 일어나게 된 데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5·18 학살 주범 전두환 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이 지난 3일 오후 청남대 정문 앞에서 전두환 노태우 동상철거를 촉구하고 있다. 5·18 학살 주범 전두환 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 제공
5·18 학살 주범 전두환 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이 지난 3일 오후 청남대 정문 앞에서 전두환 노태우 동상철거를 촉구하고 있다. 5·18 학살 주범 전두환 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 제공

ㄱ씨의 신병을 확보한 청주상당경찰서 관계자는 “지구대에서 1차 조사를 했지만 범행 동기, 사건 경위, 사전 계획 등을 면밀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에서 혐의가 드러나면 곧바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983년 전두환 전 대통령 지시로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변 182만5647㎡에 조성된 청남대는 2000년대 초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89차례 찾아 366박 472일을 머물렀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3년 4월18일 관리권을 충북도에 넘겨 시민에 개방하도록 했다.

청남대 안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왼쪽부터) 오윤주 기자
청남대 안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왼쪽부터) 오윤주 기자

충북도는 지난 2015년 역대 대통령 10명의 동상·기념물 등을 제작해 청남대 곳곳에 설치했다. 하지만 충북 5·18민중항쟁기념사업회 등은 “전·노씨는 5·18 민주화 운동의 학살 주범이며,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범법자다. 동상·기념물 등을 철거하라”고 주장해왔다. 충북도는 지난 5월 이들의 요구에 동상철거를 약속했다가, 최근 존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발을 샀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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