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교육감이 불출마한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 두 진영 모두 ‘후보 단일화’ 문제로 삐걱거리고 있다. 직선 교육감 시대가 열린 뒤 후보 단일화는 승리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자리잡았지만, 후보자 간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할 시민사회의 권위와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지역 진보 성향 시민단체 등으로 꾸려진 경기교육혁신연대(혁신연대)는 후보 단일화에 참여한 예비후보자 4명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선 대상은 김거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송주명 경기도 민주주의학교 상임대표,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이종태 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이다. 혁신연대는 27~29일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거쳐 5월2일 단일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후보 단일화 경선에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한복 전 경기도교육연구원장과 박효진 전 전교조 경기지부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은 “참여 후보자의 명확한 자격기준 등도 없이 혁신연대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민진영 혁신연대 운영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경선 참여 의사를 밝힌 예비후보 4명을 대상으로 예정대로 경선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도 ‘경기좋은교육감추대위원회’와 ‘경기보수교육감 후보자협의회’로 갈렸다. 경기좋은교육감추대위원회는 일찌감치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을 중도보수 단일후보로 추대했다. 경기보수교육감 후보자협의회 경선에는 강관희 전 경기도 교육위원과 이달주 전 화성 태안초 교장, 이일호 전 칼빈대 교수가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그러나 정작 두 단체는 단일화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경기도교육감은 2009년 직선제로 바뀐 뒤 진보 성향 김상곤(2009~2014년), 이재정(2014~2022년) 교육감이 잇따라 당선됐다. 두 교육감 모두 후보 단일화를 거쳐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반면 보수 성향 후보군은 선거 때마다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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