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유력 후보들이 중첩규제로 낙후된 경기북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최근 ‘경기북도 설치’를 내걸자,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첨단산업 유치’로 맞섰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는 23일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도체 첨단 산업단지 조성 등 ‘경기북부 번영 시대’ 5대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경기북부에 400만∼500만㎡ 규모의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해 굴지의 반도체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며 “현재 2~3곳의 후보지를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진행하고 있고, 투자금액은 약 110조원, 총 고용 유발효과는 약 35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이어 “취임 즉시 테스크포스(TF)를 만들어 산단 물량 확보 등 행정절차를 이행할 계획으로 파주 엘지디스플레이에 이은 대기업을 북부지역에 유치해 경기북부 주민들이 확연하게 달라진 삶의 모습을 직감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또 접경지역에 국외 기업을 유치해 완충지대를 마련한다는 내용의 ‘접경지역 글로벌 경제안보벨트 공약을 발표했다. 한탄강 인근 세계지질공원(포천, 연천)을 활용해, 경제안보관광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한, △경기북부 경제자유구역청 신설 △첨단삼각벨트를 조성 공약도 내놨다.
그는 이 밖에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김포 포함 접경지역 7개 시·군을 수도권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군사보호구역 규제 완화, △지하철 3호선 파주 연장과 서울∼연천 고속도로 조기 착공, △인천국제공항에서 파주, 연천을 거쳐 강원 고성까지 이어지는 ‘북부번영고속도로’ 등 교통망 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양·파주·의정부·양주·동두천·구리·포천 등 7개 시의 국민의힘 시장 후보들이 함께했다.
김은혜(오른쪽)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23일 의정부시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경기북부 번영 시대' 5대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동근(오른쪽) 국민의힘 의정부시장 후보와 함께 손을 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동근 후보 제공
김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지난 22일 경기 고양시 일산문화공원에서 이재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고양시장 후보와 합동유세를 갖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재준 후보 제공
앞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20일 의정부 유세에서 “경기북도 설치는 경기 북부의 발전전략으로 삼고, 임기 내 추진하겠다”며 경기북도 설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김 후보는 지난 15일에도 경기도청 북부청사 앞 경기 평화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 북부가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한 희생이 이제는 인정받아야 하며, 중앙정부가 특별한 지원을 하고 특별한 자치권을 부여받는 ‘특별자치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선 “경기 북‧동부를 ‘사람과 기업이 찾는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며 △미래신성장 기회특구 △규제혁신·첨단산업 및 생태문화 관광허브 △교통망 혁신 △공공의료원 설립 △민·군 상생 실천 등 ‘균형발전 5대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경기북부를 ‘미래신성장 기회특구’로 조성해 균형발전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접경지대발전특별법’과 ‘평화경제특구법’의 조속한 제정을 지원해 남북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북부 교통망 혁신을 위해 △지티엑스-비(GTX-B) 가평 연장 △의정부·양주로 연결되는 지티엑스-씨(GTX-C) 사업 조기 착공 및 동두천 연장 △포천·남양주·구리와 서울을 연결하는 지티엑스-이(GTX-E) 신설 △파주에서 광주·이천·여주까지 이어지는 지티엑스-에프(GTX-F) 신설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군사보호구역 등의 지정으로 희생하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특별한 보상’과 지뢰지대 축소, 한강변 철조망 제거, 민통선 축소 등도 약속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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