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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사고 합의금 주겠다”더니…택시기사 살해 뒤 옷장에 감춰

등록 2022-12-26 11:24수정 2022-12-26 22:20

용의자, 택시 감추고 차량 블랙박스 기록도 삭제

성탄절 낮 30대 남성 집 옷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60대 택시기사는 음주운전 합의금을 받으러 갔다가 피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가 피해자의 택시를 감추거나 블랙박스 기록을 삭제하는 치밀함을 보인 터라 경찰은 계획 살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도 일산동부경찰서는 지난 25일 긴급체포한 ㄱ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26일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 20일 밤 11시께 경기도 파주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택시기사 ㄴ(60대)씨를 둔기로 여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ㄴ씨 주검을 집 옷장에 보관해 오다가 25일 낮 11시22분께 “남자친구 아파트 옷장 안에 죽은 사람이 있다”는 ㄱ씨 여자친구의 신고로 범행이 발각됐다. 숨진 ㄴ씨 아들은 같은 날 새벽 3시30분께 “아버지가 6일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30분 전 카카오톡을 했는데, (상대가) 다른 사람인 듯하다”며 경찰에 실종신고를 낸 터였다.

경찰 조사 결과, ㄱ씨는 지난 20일 밤 10시20분께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고양시의 한 도로에서 ㄴ씨가 운전하는 택시와 추돌했다. 이후 그는 “지금은 돈이 없으니 집으로 가서 합의금과 수리비를 주겠다”며 ㄱ씨를 파주에 있는 자신의 집까지 데려가 둔기로 때려 살해했다. ㄱ씨는 “음주운전 사고 합의금을 놓고 이견이 있어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주검을 은닉하고, 범행 뒤 행적 등을 고려했을 때 계획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 실제 ㄱ씨는 범행 뒤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 둔 ㄴ씨 택시를 다른 곳으로 옮겨놨고, 본인 차량과 택시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기록을 모두 삭제한 것으로 경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숨진 ㄴ씨의 주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블랙박스 메모리카드와 ㄱ씨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포렌식 분석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려고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인지 등을 추가 수사 중”이라며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어 오늘 중 구속영장을 신청해 구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ㄱ씨는 지난 25일 경기도 일산의 한 대형병원에서 다친 손목을 치료하다 신고를 받고 추적해온 경찰에 붙잡혀 긴급체포됐으며, 경찰은 ㄴ씨의 주검을 발견해 신고한 ㄱ씨의 여자친구에 대해 신변보호 조처에 들어갔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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