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실시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해 11월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생 성적자료가 유출됐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최초로 올린 인물이 경찰에 붙잡혔다. 다만, 이 인물이 해당 성적표의 최초 유출자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그를 상대로 성적자료를 열람한 경위 등을 캐묻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6일 이 사건과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초로 해당 성적자료와 관련한 글을 올린 누리꾼 ㄱ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달 19일 0시24분께 디시인사이드에 “내가 고2들 성적표 몽땅봤다”라는 글을 최초로 올린 인물이다. 경찰은 ㄱ씨의 디시인사이드 계정을 추적해 신원을 특정하고, 그를 상대로 인터넷에 글을 쓰게 된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ㄱ씨와 함께 지난해 11월 치러진 고교 2학년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 파일을 텔레그램에 최초 유포한 인물을 ‘불상자’로 입건해 둔 상태다. ㄱ씨는 경기도교육청 직원은 아니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ㄱ씨가 디시인사이드에 글을 게시하기 전에 텔레그램 단체방에는 해당 성적 파일이 유포됐다. 실제 텔레그램 방에 공유된 ‘2학년 개인성적표 전체’라는 파일에는 경남·충남교육청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교육청에서 이 시험에 응시한 고교 2학년의 시험 성적과 소속 학교, 이름, 성별 등 개인정보가 담겼다. 이 시험 응시생은 약 27만여명에 이른다.
경찰은 ㄱ씨가 텔레그램에 성적 자료를 최초 유포한 당사자일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경찰은 또 지난달 22일 텔레그램에 자신의 이름과 함께 ‘서울대 컴공(컴퓨터공학부)에 가고 싶은 삼수생’이라고 소개하며, 성적 자료를 유출한 장본인이라고 밝힌 누리꾼의 계정도 추적 중이다.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19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기도교육청 서버를 해킹해 지난해 11월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을 확인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의 글이 올라오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원이 확인된 1명을 포함해 2명을 입건한 것은 맞지만,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아직 더는 밝힐 수 없다”면서 “성적 자료가 관리하는 쪽에서 유출한 것인지, 해킹 인지 등은 수사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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