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이동환 고양시장이 2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조찬 겸 ‘메가시티 서울’ 논의를 위한 회동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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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도시를 서울에 편입시키는 방식이 아닌, 주변 도시의 독립성을 유지한 채 서울과 ‘연합 도시’를 꾸려 수도권을 기능 중심으로 재편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이동환 경기 고양시장은 21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주변 도시의 편입이 아닌 수도권 재편 차원에서 (‘메가시티 서울’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초기부터 밝혔다”며 “(제 구상은) 고양시의 이름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서울과 대등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포시와 구리시가 서울 편입을 주장하면서 재정 특혜 등을 요구했던 것과는 다른 맥락이다.
이 시장이 이날 밝힌 구상의 열쇳말은 ‘독립성’과 ‘연합’이다. 각각의 정체성은 유지하되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인프라와 권한 등을 나누는 기능 중심의 연합”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이 시장은 프랑스의 ‘메트로폴’ 정책을 사례로 들었다. ‘메트로폴’은 경제 활성화,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자치단체(코뮌)가 꾸리는 연대체로, 경제·생태·문화·교육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한다. 실제로 파리는 주변의 131개 자치단체 집합체인 ‘그랑 파리 메트로폴’에 참여하고 있다.
이 시장은 ‘메트로폴’ 개념을 토대로 수도권 전체와 중앙정부까지 아우르는 “수도권 재편 추진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생활권을 공유하지만 행정은 단절되고, 기피시설·교통망 등으로 갈등을 겪는 걸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이 시장은 이런 구상을 두고 김동연 경기지사와는 “(아직) 논의한 건 없다”고 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문제 역시 경기 북부와 남부의 경제적 격차 해소 방안이 우선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단 서울시에 일방적으로 편입하는 앞선 안들보다는 낫다는 분위기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시공학과)는 “서울 대도시권이 갖고 있는 비효율성은 개선을 해야 하는데 ‘김포시 서울 편입’이 정말 필요한 ‘효율화’와 관련해 필요조건은 아니라고 본다”며 “경기도가 ‘옥상옥’의 행정구역으로 남는 게 아니라 실제로 서울 대도시권을 구성하는 (여러) 시들을 포괄하는 연합체가 만들어진다면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재걸 단국대 교수(행정학)는 “광역교통연합을 만들거나 특별지방자치단체를 만드는 등 (이 시장이 말한 수도권 재편 논의가) 서울 편입보다 현실적일 것”이라며 “구역을 바꾸는 ‘편입’은 모든 것이 안 됐을 때 하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도 ‘서울시 편입 통합연구반(가칭)’을 구성해 연구하겠단 것 외엔 별다른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남 교수는 “오 시장이 ‘서울 메가시티’ 논의를 하면서 6∼10년간 완충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편입하겠다고 밝힌 건 엄청난 월권”이라며 “4년에 한번씩 시장을 선출하는 상황에서 (그 이후에) 시의 구역을 바꾸는 건 시민들이 다시 결정할 사항”이라고 비판했다.
박다해 배현정 기자
doal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