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선호씨 산재사망사고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지난 6일 오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신컨테이너터미널 운영동 앞에서 열려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앞줄 오른쪽 둘째)씨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고 있다. 평택/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지난달 2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 부두에서 일하다 300㎏이 넘는 개방형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진 대학생 이선호(23)씨 사건(
300㎏ 철판에 깔린 아들, 아직 못보냅니다)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해당 작업장에서 제대로 된 안전조처 없이 노동자들이 투입된 사실을 일부 확인했다.
평택경찰서는 사고 현장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화 영상을 정밀분석한 결과, 이씨가 사고를 당하기 직전까지 신호수가 배치되지 않는 등 안전관리가 소홀했던 사실을 밝혀내고 이 부분 집중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이씨 아버지 등 목격자들과 원청·하청 회사 안전관리 책임자들을 불러 한 차례 조사를 마쳤으며, 10일부터 사고 관련자들을 차례로 불러 사고 원인과 책임을 따진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또 이씨를 덮쳐 숨지게 한 개방형 컨테이너가 사고 발생 8일 전 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다는 <한겨레> 보도와 관련해서도 관계 기관과 함께 사실관계를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은 고용노동부가 직접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무게를 두고 사건의 진상 파악과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력업체 소속으로 부두에서 일하던 이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4시10분께 평택항 수출입화물보관 창고 앞에 있던 개방형 컨테이너에서 원청업체 동방에 소속된 지게차 기사의 지시로 나뭇조각을 줍던 도중 맞은편에 있던 다른 지게차 기사가 이씨를 보지 못한 채 컨테이너 한쪽 날개를 접으면서 발생한 진동의 여파로 다른 쪽 날개가 접히면서 몸을 덮쳐 결국 숨졌다. 날개 하나의 무게는 300㎏이었다. 이씨는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아버지의 일터에 아르바이트하러 나갔다가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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