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을 도운 아프간 기여자들이 탄 버스가 지난 8월27일 충북 진천 혁신도시 안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향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기적의 탈출’로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기여자를 품은 충북 진천을 향한 전국의 관심과 사랑이 꾸준히 이어진다.
충북 진천군은 13일 “진천군이 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 ‘진천몰’을 통해 지난달 생거진천쌀 등 농특산품 1820건, 9229만원어치가 팔렸다. 지난 8월 아프간 기여자들을 수용한 이후 폭발했던 진천 사랑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진천군은 지난 8월27일 아프간 기여자 391명(추가 입국 14명 포함)을 덕산읍 충북혁신도시 안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수용했다. 당시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초기여서 테러 등 불안 때문에 아프간 기여자 수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많았지만 진천은 인도적·대승적 차원에서 이들을 품었다. 이들 아프간 기여자는 두달 동안 진천에 머문 뒤 지난 10월27일 전남 여수로 떠났다.
충북 진천군이 운영하는 진천몰의 일시중단 안내문. 진천군이 아프간 기여자를 품은 이후 전국에서 ‘돈쭐’ 열풍이 불면서 주문량이 폭주해 쇼핑물이 한때 중단됐다. 진천몰 누리집 갈무리
진천이 이들을 품으면서 전국에서 ‘진천이 한국의 품격이다’, ‘진천이 국격을 높였다’는 찬사와 함께 진천 농특산물 소비 운동이 일었다. 특히 진천몰에 ‘돈쭐내자’(돈+혼쭐내자)는 말과 함께 주문이 폭주하면서 쇼핑몰 운영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아프간 기여자를 수용한 8월에는 2593건 1억2081만원, 9월에는 5230건 2억3562만원어치가 팔렸다. 10월 2024건 9826만원어치가 판매된 데 이어 지난달에도 9천만원대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9억8816만원어치를 팔아 이미 한해 판매 최고 기록을 세웠다.
충북 혁신도시 안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노니는 아프간 기여자 어린이. 오윤주 기자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을 피해 입국한 우한 교민을 수용한 지난해 ‘우한 효과’ 때문에 1만7113건, 6억8125만원어치를 판 것에 견줘 45% 이상 매출이 늘었다. 2019년(1만5044건 4억9769만원 판매)에 견주면 배 가까이 늘었다.
신현정 진천군농업기술센터 축산유통과 주무관은 “예년 진천몰에선 한달 평균 1200~1300건에 4천만~5천만원 안팎을 팔았지만 우한 교민에 이어 아프간 기여자를 수용한 뒤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깜짝 효과에 그칠 줄 알았는데, 재구매 소비자가 꾸준히 진천몰을 찾는 것을 보면 선한 영향력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아프간 기여자 수용을 불안해하는 주민들이 있었지만, 진천에겐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진천 농특산물 판매 향상뿐 아니라 진천 이미지가 매우 향상됐고, 정부 예산확보·각종 사업에도 긍정적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한겨레 충청 기사 더 보기
▶오윤주 기자의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