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고속열차(KTX)가 5일 오전 충북 영동터널 주변에서 탈선해 승객 등이 다치고,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충북소방본부 제공
경부선 고속열차(KTX)가 탈선해 승객들이 다치고, 열차 운행이 차질을 빚었다. 시속 300㎞ 안팎으로 달리던 열차 바퀴가 깨질 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아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5일 오전 11시58분께 충북 영동군 영동읍 회동리 영동터널 주변에서 서울발 부산행 케이티엑스 23열차 4호차가 궤도를 이탈했다. 열차가 탈선할 때 발생한 충격과 함께 열차 안 선반 위에 있는 물건이 떨어지면서 승객 7명이 다쳤고, 남성 승객(69) 1명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열차 유리창도 여러장 깨졌다.
이 열차는 동력차 2량, 객실 8량 등 10량으로 이뤄져 있으며, 사고 당시 열차에는 승객 300명가량과 기관사 1명, 승무원 2명 등이 타고 있었다.
코레일은 열차가 영동터널을 통과할 때 터널 안에서 바퀴 부분이 철제 구조물과 충돌한 뒤 철로를 이탈한 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경위와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뒤 열차 자동제어장치가 급제동을 시도했지만 궤도를 벗어난 열차는 1~2㎞ 진행한 뒤에야 터널 밖에 멈춰 섰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 경위, 원인 등 조사에 나섰다. 코레일 쪽은 “터널 안에서 4호차 바퀴가 미확인 물체와 충돌한 뒤 궤도를 이탈하면서 터널 밖에 멈춰 섰다. 열차 철제 바퀴가 깨지고 레일이 휠 정도로 충격이 컸다. 열차 블랙박스 등을 통해 충격한 물체가 어떤 것인지, 이 물체가 왜 그곳에 있었는지 등은 조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오후 1시30분께 대체 열차를 투입해 사고 열차 승객들을 옮겨 타도록 했고, 긴급 대응팀을 투입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사고 조사와 복구를 위해 동대구~대전 구간 전차선(전선 설비) 등을 끊은 터라, 고속열차도 무궁화호 등이 다니는 일반 선로로 시속 100㎞ 안팎 서행하면서 경부선 모든 노선 열차의 지연이 이어졌고, 그중 9개 노선은 운행을 취소했다. 코레일 쪽은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사고 열차를 견인했으며, 전선 설비와 레일 등을 단계적으로 복구할 계획이다.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6일 새벽 첫차 정상 운행을 목표로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오윤주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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