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축산을 마무리하면서 뜻있는 곳에 쓰고 싶었어요.”
돼지 10마리로 시작해 8000여 마리까지 불린 자수성가 축산인 출신 정영철(59) 충북 영동군수와 부인 김미경(56)씨 부부가 24일 영동군민장학회에 장학금 10억원을 내놨다. 정 군수 부부는 이날 양무웅 영동군민장학회 사무국장에게 장학금을 내놓으면서 “아이들을 위해 좋은 곳에 쓰이길 바란다. 학자금 등 통상적인 것 말고 청소년 국외연수 등 꼭 필요한 곳이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정 군수는 농업고·대학 등에서 축산을 전공한 뒤 1986년 6월 임대 농장에서 돼지 10마리로 축산을 시작했다. 2년 뒤 100여 마리로 돼지를 불린 그는 독립해 농장을 설립했고, 한때 돼지 8000여 마리, 한우 200여 마리를 키우는 대농이 됐다. 그는 영동군 축산생산자단체협의회장, 옥천영동축협조합장 등을 거쳐 지난해 6·1지방선거에서 8대 영동군수로 당선됐다.
이후 자신이 평생 일군 영농조합법인을 부인에게 넘겼다. 하지만 지난해 농장 터 5만㎡(1만5천여평)가 농림축산식품부 농촌공간정비사업 용지로 편입되자 축산을 정리했다. 정 군수는 “30여년 축산을 하면서 돈을 좀 모았고, 농장 휴업 보상금이 나와 아내와 상의 끝에 장학금을 냈다. 이 장학금이 종잣돈이 돼 영동이 더 크고 튼실한 고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