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인 지난달 10일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청주 북이면의 한우 농장. 오윤주 기자
충북 청주와 증평이 4년 만에 찾아온 구제역을 졸업했다. 발생 36일 만이다. 청주·증평과 주변 시·군 7곳에 내렸던 구제역 위기 경보를 최상위 ‘심각’에서 ‘경계’로 내렸으며, 다른 지역은 ‘주의’에서 ‘관심’으로 조정했다. 가축 등 이동제한이 풀렸으며 축산농가 모임 금지, 가축시장 폐쇄 등 조처도 해제했다.
충북도 구제역 방역대책본부는 15일 “청주지역 구제역 방역대(발생농가 반경 3㎞ 안) 우제류 사육 농가 검사 결과 이상이 없어 15일 0시 가축 등 이동 제한을 해제했다. 지난 10일 증평 방역대에 이어 구제역 발생 36일 만에 충북 전역이 평시 방역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충북 구제역 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0일부터 청주 지역 방역대 농장 215곳을 대상으로 임상·정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의심 증상을 보이거나 구제역 항원·감염 항체(NSP)가 검출된 가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구제역 발생으로 최종 매몰 처분한 이후 3주일 동안 추가 발생이 없으면 임상·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이때 이상이 없으면 가축 등 이동 제한을 해제하는 데 이동 제한 해제는 구제역 종식으로 풀이된다.
앞서 청주는 지난달 10일 북이면의 한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데 이어, 같은 달 18일까지 농장 9곳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했다. 같은 달 14, 16일에는 이웃 증평에서 구제역이 추가 발생했다. 방역 당국은 이들 농장 11곳의 한우·염소 등 1510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애초 증평 방역대는 162곳 3만여 마리, 청주 방역대는 224곳 4만여 마리를 사육하는 밀집 축산단지여서 대규모 확산 우려가 컸지만 백신 접종이 주효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청주지역 구제역 바이러스를 분석했더니, 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 등 동남아 발생 구제역 바이러스와 상동성(유전자 유사율)이 98.8%이며, 현행 백신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충북도는 국비 7억원을 들여 백신을 구매해 농장 등에 배포하고, 적정 백신 접종을 유도했다. 변정운 충북도 구제역방역팀장은 “청주·증평 모두 밀집 축산단지여서 확산 우려가 컸지만 백신을 효율적으로 접종했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종신 단계에 이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충북 구제역 방역대책본부는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백신 접종 항체 양성률을 살피는 등 방역 고삐를 늦추지 않을 방침이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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