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골프장 예정부지.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공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충북 옥천 ‘대청호 골프장 예정부지’를 보전가치가 빼어난 자연 유산으로 뽑았다.
대청호 골프장 반대 범유역대책위원회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이곳만은 꼭 지키자’ 대상으로 충북 옥천 대청호 골프장 예정부지를 선정하고, ‘아름다운 자연유산상’을 수여했다고 10일 밝혔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주민·시민단체 등의 제안을 받아 해마다 훼손 위기에 처한 자연환경·문화유산 등을 ‘이곳만은 꼭 지키자’ 대상으로 선정하고, 보전 운동에 힘을 싣는다. 올핸 대청호 골프장 예정부지와 더불어 전남 구례 사포마을 다랑이논, 서울 공릉천 하구 농지 등 7곳을 선정했다. 김금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사무처장은 “대상지로 뽑은 곳은 관할 기관 등에 청원·의견 제출 등을 통해 보존을 촉구하고, 주민·단체 등과 연대해 보전 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청호 골프장 예정부지’는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등 대전·충남북·세종 시민·환경단체 등 60곳이 꾸린 대청호 골프장 반대 범유역대책위원회가 ‘이곳만을 꼭 지키자’ 대상 후보지로 제안했다.
이들은 지난 6월 대책위를 꾸리고 골프장 반대 주민 서명을 진행하는 등 시민운동을 벌여왔다. 대청호 골프장은 ㄱ개발 등이 진행한다. 지난 1월 ㄱ개발이 옥천군 등에 낸 전략환경연행평가서(초안)를 보면, 이들은 2026년까지 1742억원을 들여 옥천군 동이면 지양리 산 56일대 119만3137㎡에 27홀 규모 골프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골프장 예정지 일부는 대청호 수질보전 특별대책 지역, 환경부 생태관광지역 등에 포함된다.
대책위가 낸 골프장 예정지 생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골프장 예정지에는 멸종위기 2급 팔색조·삵·애기뿔소똥구리 등이 서식하고, 주변엔 고인돌·선돌 등 유적도 분포한다.
박종순 대책위 집행위원은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대청호 골프장 예정 부지를 보전 가치가 큰 아름다운 자연유산으로 인증한 것을 계기로 충청을 넘어 전국으로 대청호 골프장 반대 운동을 확산할 계획”이라며 “대청호 골프장은 옥천군민 등의 반대로 2011년 백지화됐던 사업인 만큼 옥천군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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