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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두께 철문을 열면…50년 된 200m 지하벙커가

등록 2023-11-20 15:48수정 2023-11-27 13:59

1973년 만들어진 충북도 전쟁 대비시설 당산터널
시민활용 방안 찾아…‘청주 몽마르트르’ 활용 구상도
충북도청 공무원, 시민 등이 20일 당산터널 지하벙커를 둘러보고 있다. 오윤주 기자
충북도청 공무원, 시민 등이 20일 당산터널 지하벙커를 둘러보고 있다. 오윤주 기자

전쟁 등 유사시에 활용하려고 만든 충북도청 당산터널(옛 충무시설) 지하 벙커가 50년 만에 공개됐다. 충북도는 연말까지 시민에게 터널을 공개한 뒤 국민공모 등을 거쳐 새 쓰임새를 찾을 계획인데, ‘청주의 몽마르트르’ 구상도 나온다.

충북도는 20일 오전 9시20분께 김영환 충북지사, 이종갑 충북도의회 부의장 등의 참석 속에 당산터널 철문을 열고 터널을 개방했다. 당산터널은 충북도청 옆 당산 지하에 벙커 형태로 조성됐다. 10m 가까운 높이의 철 대문을 지나, 20~30㎝ 두께의 이중 철문을 열었더니 회색 콘크리트 터널이 드러난다. 터널 입구엔 ‘당산 생각의 벙커’라는 새 이름표가 붙었다.

당산터널은 1973년 12월 만들었다. 전쟁 등 유사시에 방공호 등으로 쓰거나, 도청 공무원 등이 이곳에서 비상근무를 하는 공간이다. 이 공간은 ‘정부기관 비상 피해시설 설치에 관한 규정’(행정안전부 훈령 42호)에 따라 도청에서 250m안에 설치됐는데, 전국 자치단체 등 주변엔 비슷한 성격의 시설이 의무적으로 있다.

당산터널 지하 벙커 면적은 2156㎡(652평)로, 길이는 200m 정도다. 김은관 충북도 비상대비민방위팀장은 “당시 한 평에 공무원 한 명 정도를 배치하는 것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도청 공무원 1800명 가운데 3분의 1 정도인 600여명이 유사시 이곳에 배치돼 근무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충북도청 공무원 등이 20일 낮 50년 만에 개방된 당산터널 지하 벙커를 들어서고 있다. 오윤주 기자
충북도청 공무원 등이 20일 낮 50년 만에 개방된 당산터널 지하 벙커를 들어서고 있다. 오윤주 기자

터널은 폭 4m, 높이 5.2m 정도의 아치형으로 유사시 작은 화물차가 물자 등을 운반한다. 배수·운반 등을 고려해 바닥은 비스듬하게 콘크리트 포장을 했고, 천장·벽면 등도 시멘트 등으로 마감했다. 벽면엔 배전반·통신 장비 등이 군데군데 붙어 있다.

터널 안엔 200㎡ 3곳, 20~66㎡ 11곳 등 크고 작은 공간 14곳이 설치돼 있다. 이들 공간은 비상 통로 형태로 연결되거나, 별도 독립 공간으로 돼 있는 곳도 있다.

50년 동안 을지·화랑훈련 등 비상 훈련 때 활용했지만 시설이 낡은 데다 습기·결로 등으로 통신·전자 장비를 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충북도는 지난 9월부터 도청 주변 별도 공간에 당산터널 기능을 대체할 비상시설을 설치하고 이전했다. 김은관 충북도 민방위팀장은 “새 공간은 국가통신망·국가지도통신망·영상회의 시스템 등을 설치해 항상 운용할 수 있다. 다만 기존 공간보다 작은 120명 정도를 배치할 수 있는 곳이어서 500명 안팎을 추가 배치할 수 있는 공간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 공간으로 돌아온 당산터널은 새 쓰임새를 찾는다. 충북도는 개방된 당산터널과 주변을 ‘청주의 몽마르트르’로 키우는 구상도 내비쳤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산터널 벙커 위 당산은 2만평(6만6000㎡) 정도의 공원이고, 도청 앞 성안길-도청-벙커-충북문화관-청주향교 등으로 이어지는 공간은 ‘청주의 몽마르트르’가 되기에 충분하다. 도민께 새 활용 방안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충북도는 다음 달부터 내년 9월께까지 10개월 정도 성안길, 당산터널 지하 벙커 등을 묶는 충북도청 중심 원도심 도보 관광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 조사 등을 위한 연구를 외부 기관에 맡길 참이다. 김지희 충북도 문화산업팀 주무관은 “‘문화의 바다’ 사업의 하나로 도청·벙커·성안길·충북문화관 등을 잇는 문화·관광 활성화를 구상하고 있다. 연구 용역·국민 공모 등을 거쳐 사업을 구체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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