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출신 현역 의원 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충북 청주 흥덕에선 도종환(65)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선을 노리던 정우택(67) 미래통합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개표율 51.84%를 기록한 밤 9시30분 현재 도 후보는 3만2509표(51.8%)를 얻어 정 후보를 3000여표 차로 앞서고 있다. 도 후보 쪽은 “새 주거단지 등이 밀집해 있는 도 후보의 전통적 강세 지역을 남겨 두고도 멀찍이 앞서고 있어 낙승이 예상된다. 승리 안정권”이라고 밝혔다. 앞서 방송 3사 출구조사도 55.3%로 43.8%에 도 후보의 승리를 예측했다.
<접시꽃 당신>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도 후보는 19대 비례대표를 거쳐, 20대 때 이 선거구에서 당선한 데 이어 이번 총선에서 정 후보를 누르면 3선 중진 반열에 오르게 됐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이웃 청주 상당 선거구에 당선됐던 정 후보는 “당의 명령”이라며 ‘원정 출마’를 강행했지만 쓴맛을 볼 처지에 놓였다.
애초 이 지역구는 17~19대 총선에서 내리 3선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역구였다. 산업단지(오송·복대), 농촌(강내·옥산), 주거단지(가경·봉명) 등이 혼재한 이곳은 진보 강세 지역으로 꼽혀 도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정 후보가 원정 출마하면서 기류가 변했다. 도 후보는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 후보는 김대중 정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터라 전직 장관 대결로도 관심을 끌었다. 게다가 정 후보가 4선에다 충북지사, 통합당 전신 한나라당 원내대표까지 지내 무게감이 더했다.
선거 과정에서 정 후보는 도 후보의 ‘북한 미사일 발사’ 발언을 계기로 안보 의식을 공격한 데 이어, ‘기사 여론 조작설’까지 제기하며 반격을 노렸지만 도 후보의 탄탄한 지역 기반을 넘지 못했다.
도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함께 ‘앞으로 갑시다’를 슬로건으로 △2030아시안게임 유치 △오송 바이오·케이(K) 뷰티 클러스터 조성 △국제 안전도시 청주 △청주 키움 프로젝트 등을 내세웠다. 도 후보는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주민 등과 선거 때 약속한 공약·정책 등을 점검하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