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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개 레고로 만든 경복궁·청와대·야구장…“와 와, 진짜 신세계”

등록 2022-03-28 04:59수정 2022-03-28 08:13

춘천에 들어선 국내 첫 ‘레고랜드’
4월 시범운영 뒤 5월5일 정식개장
유적 파괴 · 비정규직 양산 논란도
지난 26일 준공식이 끝나고 레고랜드를 방문한 시민들이 호텔에 설치된 레고 공룡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6일 준공식이 끝나고 레고랜드를 방문한 시민들이 호텔에 설치된 레고 공룡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와~ 이렇게 큰 공룡을 레고로 만들었어요. 엄마 빨리 사진 찍어 주세요.”

지난 26일 오후 강원도 춘천 의암호에 있는 섬인 중도에서 ‘레고랜드 준공식’이 열렸다. 기념식이 끝나고 레고랜드 출입구가 열리자 어린이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눈앞에는 진짜 레고 브릭(부품)으로 만든 것 같은 레고랜드 호텔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호텔 마당에는 빨갛고 파란 브릭으로 만든 커다란 공룡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린이들은 저마다 공룡 앞으로 다가가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전지원(6)양은 “엄마 키보다 큰 레고 장난감을 보고 너무 놀랐다. 안으로 들어가면 또 어떤 레고를 만날 수 있을지 너무 궁금하다”며 웃었다.

레고랜드 출입구 뒤로 호텔이 보인다.
레고랜드 출입구 뒤로 호텔이 보인다.

레고 호텔을 지나자 ‘레고시티’가 모습을 드러냈다. 작은 레고 모형인형들이 사는 북적이는 대도시를 재현한 구역이다. 이곳에서는 레고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놀이기구 중 하나인 ‘드라이빙 스쿨’을 만날 수 있다. 드라이빙 스쿨은 만3~12살 사이 어린이들이 안전교육을 받은 뒤 실제로 전기 자동차를 운전하며 신호등과 교차로, 교통경찰, 속도 감시 카메라 등 다양한 운전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운전이 끝난 뒤에는 레고랜드 공식 운전면허증도 발급된다.

레고시티에 설치된 레고 모형.
레고시티에 설치된 레고 모형.

닌자고 월드의 모습. 닌자고 시리즈의 배경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붉은 색의 동양풍 거리가 인상적이다.
닌자고 월드의 모습. 닌자고 시리즈의 배경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붉은 색의 동양풍 거리가 인상적이다.

또 다양한 레고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는 ‘팰리스 4디(D) 시네마’와 레고로 만든 기차를 타고 레고랜드를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는 ‘레고랜드 익스프레스’도 체험할 수 있다. 레고로 만든 경찰서도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춘천에 사는 왕연(36)씨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중도에 들어선 탓인지 레고랜드가 너무 이쁘다. 아이들도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닌자고 월드’ 구역에 들어서자 닌자고 시리즈의 배경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붉은 색의 동양풍 거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에서 어린이들은 ‘닌자고 더 라이드’라는 이름의 놀이기구를 탔다. 4디(D) 안경을 쓰고 이동하며 닌자고 히어로로 변신해 악당과 싸우는 체험이었다. 이민아(10)양은 “평소 레고로 만든 장난감을 좋아해 애니메이션도 많이 봤다. 집에서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레고를 실제로 보니 너무 신난다”고 말했다.

중세시대 성을 레고로 재현한 레고 캐슬 모습.
중세시대 성을 레고로 재현한 레고 캐슬 모습.

닌자고 월드를 지나 중세시대 성을 레고로 재현한 ‘레고 캐슬’에 도착하자 놀이기구 한 대가 머리 위 트랙을 쏜살같이 지나갔다. 여기저기 어린이들의 비명도 터져 나왔다. 레고랜드에서 가장 스릴 넘치는 롤러 코스터형 놀이기구인 ‘드래곤 코스터’다. ‘브릭토피아’ 구역에선 레고랜드식 회전목마인 ‘브릭 파티’가 인기를 끌었다. 레고로 만든 호랑이와 오토바이, 기린 등 놀이기구를 탄 아이들은 즐거운 듯 연신 손을 흔들었다. 또 43m 높이에서 레고랜드와 의암호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도 만날 수 있다. 석예나(12)양은 “놀이동산 한번 가려면 서울이나 용인 등 차 타고 멀리 가야 했는데 춘천에도 놀이동산이 생겨 너무 좋다. 높이 우뚝 선 전망대도 너무 멋지다”고 말했다.

레고 브릭으로 재현한 청와대와 경복궁 모습.
레고 브릭으로 재현한 청와대와 경복궁 모습.

축구장 면적(7140㎡)의 40배에 가까운 28만790㎡ 규모의 레고랜드를 차례로 즐긴 뒤 마지막 코스랄 수 있는 ‘미니랜드’에 도착했다. 이쯤에선 어른들도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다. ‘미니랜드’에 도착한 어린이들은 저마다 레고로 만든 건물을 좀 더 가까이서 보려고 까치발을 들었고, 어른들도 휴대전화로 촬영하느라 바빴다. 미니랜드는 레고랜드가 있는 나라의 주요 도시와 관광지 등 랜드마크를 레고 브릭을 사용해 작은 크기로 재현한 구역이다. 미니랜드에는 레고 브릭 700만개가 사용됐으며, 기간도 6개월이나 걸렸다. 서울과 부산 등 국내 8개 시·도의 모습도 만날 수 있으며, 특히 경복궁은 100명이 3개월에 걸쳐 제작했다. 이밖에 청와대와 인왕산, 부산 야구경기장, 평창 스키점프 경기장, 춘천 소양강 처녀상 등의 모습이 레고 브릭으로 실감 나게 재현돼 있다. 이해다미(12)양은 “진짜 신세계다. 레고로 이것저것 많이 만들었지만 이렇게 큰 레고 세상은 본 적이 없다. 내가 레고로 만든 장난감 세상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다. 꼭 친구들과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레고랜드식 회전목마인 ‘브릭 파티’를 즐기는 어린이들.
레고랜드식 회전목마인 ‘브릭 파티’를 즐기는 어린이들.

세계 10번째이자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는 이날 준공식에 이어 4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식 개장은 5월5일이다. 이날 레고랜드를 찾은 이들은 준공식에 초청된 지역주민 100여명이다. 레고랜드는 브릭 스트리트 등 7개 테마구역으로 구분돼 있으며, 이곳에서 40여개의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다. 놀이기구뿐 아니라 154개 객실을 갖춘 레고랜드 호텔도 7월부터 이용할 수 있다. 이날 기념식에서 레고랜드 운영사인 영국 멀린엔터테인먼트의 닉 바니 대표는 “레고랜드는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선사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레고랜드 개장에 따른 선사유적 훼손을 우려하는 ‘중도문화연대’의 1인 시위 모습.
레고랜드 개장에 따른 선사유적 훼손을 우려하는 ‘중도문화연대’의 1인 시위 모습.

한편, 레고랜드 개장을 반기는 어린이들과 달리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레고랜드 개장에 따른 선사유적 훼손을 우려하는 ‘중도문화연대’는 이날 오후 레고랜드의 유일한 진입로인 춘천대교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유진규 중도문화연대 대표는 “그동안 선사유적 파괴와 혈세 낭비, 불공정 계약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레고랜드가 11년 만에 개장을 앞두고 있다. 레고랜드는 춘천의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움이다. 레고랜드 밑에는 파괴된 선사유적이 울고 있다”고 반발했다. 레고랜드는 선사유적 문제뿐 아니라 교통대란 우려와 비정규직이 대부분인 일자리, 주변 상업용지 매각 부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글·사진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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