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1%%] 서울시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이 서울시의회로 임시 이전하기로 한 가운데 또 다른 세월호 기억공간인 전남 진도 팽목항 세월호 기억관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7일 진도군청과 세월호팽목기억연대(기억연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진도군 민원봉사과는 지난 5월17일 팽목항에 상주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에게 ‘위반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 공문을 보내 6월30일까지 자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유족들이 응하지 않자 군청은 지난 13일, 7월31일까지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진도군과 전남도는 팽목 기억관과 성당, 강당으로 쓰이는 컨테이너가 진도항 개발사업 터 안에 있어 철거해야 한다는 태도다. 진도항 개발사업은 398억원을 들여 내년 4월까지 팽목항 일대에 편의·접안 시설, 여객선 터미널, 도로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진도군은 팽목항이 아닌 다른 곳에 추모공간을 만들겠다는 제안을 해둔 상태다. 김덕호 진도군 사회재난팀장은 “팽목 기억관 등을 철거하는 대신 여객선 터미널이 준공되면 그곳에 친수공간을 만들어 기림비와 표지석을 세우고, 팽목항 인근 서망항에 들어설 국민해양안전관에도 추모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항만 개발사업 진행을 더는 미룰 수 없으니 유가족들이 양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희생자 유족과 기억연대는 팽목항이 가진 의미를 살려 지금 자리에 추모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태도다. 정기열 기억연대 활동가는 “서울 광화문 기억공간도 이전하는 상황에서 팽목 기억관마저 철거되면 세월호 슬픔을 간직한 현장은 모두 사라진다. 진도군과 전남도는 생각을 바꿔 팽목 기억관을 유지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