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호남

“전두환은 확신범…사과를 다그칠 게 아니라 응당 처벌했어야”

등록 2021-11-24 20:59수정 2021-12-02 09:37

전씨 회고록 분석 논문 쓴 5·18 시민군 심영의 작가
소설가 겸 문학평론가인 심영의 박사.
소설가 겸 문학평론가인 심영의 박사.

“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욕될 것이어서 이름 대신 그라고만 쓴다. 그가, 마침내 죽었다.”

소설가 겸 문학평론가 심영의(63) 박사는 전두환씨가 사망했다는 뉴스속보가 뜬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짧은 글을 올렸다. “사과는 무슨, 이라고 오히려 기자들에게 호통을 치는, 그의 오랜 입이던 홍보비서관. 남편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했던 그의 아내.”

심 박사는 “사람들은 그가 용서를 구하지 않고 죽은 것에 대해 분노하지만, 그 분노는 정당한 것이지만, <회고록>을 읽어보면 그들은 확신범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했다.

심 박사는 1980년 5월23일 옛 광주교도소 인근에서 붙잡혀 교도소 안으로 끌려갔다가 헬기로 군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108일 동안 고초를 겪다가 기소유예로 풀려난 5·18 시민군이었다. 이후 ‘5·18민중항쟁 소설 연구’ 논문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소설가 겸 문학평론가로 살아왔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 <문화와 융합> 제42권 12호에 ‘역사적 진실과 자기기만 사이의 글쓰기―전두환 회고록의 경우’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심 박사는 “한국현대사, 특히 1980년 광주 일원에서 발행했던 5·18과 관련해 전두환만큼 상징적인 인물이 없다. 모든 사건은 그로부터 시작하고 그에게서 마침내 종결된다. 그래서 그의 자전적 글인 회고록에서 진실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했다.

심 박사가 회고록을 통해 분석한 전씨는 “법의 심판마저 수용하지 않는 확신범”이다. 그 근거로 전씨가 “‘내란’으로 판정되었던 ‘광주사태’는 어느 날 ‘민주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규정되더니 어느 순간 한 걸음 더 나아가 ‘민주화운동’으로 자리매김되었다. 역사는 수정되었고… 급기야 신화의 지위를 차지하고 말았다”(1권, 378~379쪽)고 한 부분을 들었다. 그는 전씨가 스스로를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1980년 봄 혼란과 갈등의 소용돌이에서… (나는) 역사가 사용한 하나의 도구였을지도 모른다”(1권, 20쪽)고 적은 게 그런 맥락에서란 지적이다.

심 박사는 “전두환과 그 일당에게 사과하라고 윽박지르고, 용서·화해하자는 언설만 난무할 뿐 범죄에 대해 제대로 된 책임을 지게 한 적이 없는 게 문제”라며 “회고록을 보면 스스로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반성을 안 하는데, 우리는 지금도 그에게 ‘양심도 없냐?’고 묻는다. (이런 자를 향한 사과 요구는) 순진하고 어리석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전두환 사망, 댓글로 답해주세요. ”나에게 전두환이란?”
전두환씨가 23일 사망했습니다. 전두환, 전두환 시대에 대한 당신의 기억을 남겨주세요. 한겨레가 그 기억을 기사로 만들어, 기록으로 남기겠습니다.

#댓글로답해주세요

나에게전두환이란게시: 한겨레 2021년 11월 23일 화요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10만4천원’ 김혜경 벌금 150만원…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1.

‘10만4천원’ 김혜경 벌금 150만원…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김혜경 유죄…법원 “10만4천원 결제, 묵인 아래 이뤄져” 2.

김혜경 유죄…법원 “10만4천원 결제, 묵인 아래 이뤄져”

김영선 “살인자랑 한 버스 타면 나도 살인자냐” 명태균에 떠넘기기 3.

김영선 “살인자랑 한 버스 타면 나도 살인자냐” 명태균에 떠넘기기

“원하는 ‘대’로 가버렷” “재수 없어”…전국서 수능생 응원 격려 4.

“원하는 ‘대’로 가버렷” “재수 없어”…전국서 수능생 응원 격려

“기차 말고 버스를 타라고요?”…열차운행 시작한 서화성역 가보니 5.

“기차 말고 버스를 타라고요?”…열차운행 시작한 서화성역 가보니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