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한번 쉬거나 3선 연임을 한 뒤 한번 쉬고 추가 연임을 하더라도 현행법으론 막을 수 없다. 클립아트코리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현직 시장·군수들이 ‘징검다리 4선’에 도전하고 나섰다. 군수에서 시장으로 정치적 체급을 올려 5선 자치단체장을 노리거나 3선 뒤 한번 쉬고 4선에 도전하는 경우 등 유형도 다양하다. 3선 연임 제한 규정을 피해 4선 이상 도전에 나서는 것이 위법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역 정치의 카르텔 구조를 깨려면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일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김종식 전남 목포시장은 2002년 완도군수에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이후 그는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을 지내고 다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목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김 시장은 이번에도 더불어민주당 목포시장 경선에 나가 단체장 5선에 도전한다. 그에 맞서는 경선 상대는 목포시의원 3선 경력에 재선 전남도의원을 지낸 강성휘 전 도의원이다.
유두석 전남 장성군수는 2006년 자신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물러난 뒤 출마해 당선된 부인 이청씨까지 더하면 ‘부부 5선’ 도전이다. 유 군수는 2006년, 2014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3선을 채웠다. 2년 전 민주당에 복당한 유 군수는 군청 계약직 공무원의 주택 지붕과 처마를 군의 상징색인 노란색으로 칠하도록 했다가 인권침해 등 논란이 일어 민주당에서 공천 배제됐다. 유 군수는 최근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징검다리 4선’ 출마를 선언했다.
최홍묵 충남 계룡시장도 5선 도전을 위해 민주당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2003년 재보선에서 시장에 당선된 뒤 2006년 재선에 성공한 그는 2010년 3선 도전에 실패했다.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나섰으나 낙선한 그는 2014년,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경선 상대는 김대영 충남도의원, 안교도 전 계룡시 기획감사실장이다.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는 2006년과 2010년 두차례 무소속으로 신안군수에 당선된 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3선 도전에 뛰어들었다가 부인 병간호를 이유로 갑자기 후보직을 사퇴한 바 있다. 2018년 다시 당선된 박 군수는 징검다리 4선 도전에 나선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징검다리 4선 도전은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일하다. 오 시장은 2006년 7월 제33대 시장에 당선되고 2010년 6월 재선됐지만, 이듬해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 부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러다 10년 뒤인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제38대 서울시장으로 선출됐다. 이번에 다시 당선돼 임기를 채우면 최장수 서울시장인 박원순 전 시장의 재임 기간(8년9개월, 2011년 10월~2020년 7월)을 넘어서게 된다.
정치개혁 광주시민연대가 지난 13일 민주당 광주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치개혁 광주시민연대 제공
현행법에선 연임을 세차례로 제한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06년 지방자치단체장 연임을 세번으로 제한한 지방자치법이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다며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27명이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6 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현행법상 자치단체장 후보가 연달아 3선을 한 경우가 아니라면, 임기가 끝나고 4선에 도전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선거에서 여러번 당선된 정치인은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신진 인사의 진출 기회를 차단할 수 있다”며 “한차례 뛰어넘어서 4선까지 도전하는 경우를 규제할 것인지를 국회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법률적으로 엄격하게 제한하는 게 힘들다면 4선 이상 현직 자치단체장은 당내 경선에서 상대보다 20% 이상 득표해야 출마 자격을 주는 등의 보완책을 주문하는 의견도 있다 .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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