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군 일산화가스 중독 추정 사고현장에서 10일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명이 숨지고 다친 전북 무주 일가족 참사 현장에서 경찰이 현장 합동감식에 나섰다. 경찰은 어머니 생일을 맞아 시골집에 모인 이들이 잠을 자다가 가스중독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0일 전북경찰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현장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현장 감식은 사망자들이 발견된 주택 내부와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름보일러 주변에 집중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보일러에서 새어 나온 일산화탄소(CO)에 중독돼 5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다. 보일러 연통에선 검게 그을린 자국이 확인됐고 숨진 이들에게서는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고 한다. 경찰 쪽은 “연통 막힘이나 균열, 보일러 고장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원인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9일 전북 무주의 한 주택에서 가스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일가족이 숨지는 변을 당했다. 사진은 보일러 연통의 그을린 모습. 전북소방본부 제공
앞서 지난 9일 오후 4시 54분쯤 무주군 무풍면 단독주택에서 노모 ㄱ(84)씨와 큰사위(64), 작은사위(49), 작은딸(42), 손녀(33)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과 함께 있던 큰딸 ㄴ(57)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ㄴ씨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화장실로 기어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집안엔 가스 냄새가 가득했고 문과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고 한다. 보일러는 8~9년 전 집을 처음 지을 때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보일러 연통 이탈이나 파손에 따른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 바로가기 :
‘노모 생신’ 시골에 모였다가 일가족 5명 숨져…“일산화탄소 중독”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06198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