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 생존자 김성주 할머니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후문에서 열린 ‘대법원 특별현금화명령 재항고심 사건 신속 판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자,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단체가 쓴소리를 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25일 공동성명을 내어 “윤 대통령은 일본 총리가 더 어울린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일본에 더는 사과를 요구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외국 언론을 상대로 자국민들을 무지몽매한 사람으로 취급하며 엉뚱한 데 화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100년 전 일어난 일’에 대해 일본이 한 일을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설명해야 한다. 피해자들이 엄연하게 살아 두 눈 부릅뜨고 있는데, 윤 대통령의 눈에는 해묵은 옛것으로 보이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본은 광복 78년이 지난 지금까지 피해자들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사죄를 요구하고 주권국 한국의 판결을 존중해 조속히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고 하는 것은 상식이자 보편적 이성을 가진 국민이라면 당연한 요구”라고 짚었다.
앞서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가 24일 공개한 윤 대통령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을 경험했고, 그럼에도 전쟁 당사국들은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며 “나는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뭔가 절대 불가능하다거나, 그들(일본인)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용서를 구하며)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해 강제동원 피해자 반발을 샀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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