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보내기 위해 28일 전남 순천만을 찾은 천연기념물 흑두루미 무리.순천시 제공
매년 순천만에서 겨울을 보내는 흑두루미의 이동 경로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전남 순천시는 “지난 겨울 국내 최초로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떠나보낸 흑두루미가 28일 다른 흑두루미 360마리와 함께 순천만에 돌아왔다”고 29일 밝혔다. 순천시는 지난해보다 9일 늦게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순천시는 이동 경로와 정확한 번식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월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 1마리에게 위치 추적기를 부착해 추적했다. 이 두루미는 올해 3월25일 순천만을 떠나 북상했으며 중국 송화강, 러시아 아무르스카야 제야강을 거쳐서 최종 번식은 러시아 하바롭스크 추미칸 습지대에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 경로는 왕복 50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시는 이번 연구로 밝혀진 흑두루미의 국가 간 이동정보와 분포지역에 대한 정보는 국내 흑두루미 서식지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흑두루미는 전 세계적으로 1만8000여마리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이다. 대부분 한국과 일본에서 겨울을 지내며 순천만에는 매년 3000여마리가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1970년 천연기념물,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순천시는 흑두루미 영농단을 구성, 62㏊ 터에서 우렁이농법의 친환경 쌀을 재배해 먹이를 공급하고 있다. 다음달 초부터 흑두루미가 떠나는 내년 4월까지 갈대 울타리를 설치해 서식지 접근을 제한할 계획이다.
전남 순천시가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처음 확인한 흑두루미 2~10월 이동 경로.순천시 제공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