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광주고등·지방검찰청을 찾아 문찬석 광주지검장(왼쪽)과 악수하고 있다. 윤 총장은 최근 지방검찰청 격려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 윤 총장을 지지하는 보수단체와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광주시민은 각각 집회를 열고 대립했다.
20일 오후 1시께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검찰청사 앞 도로 왼쪽 인도에서는 보수 표방 단체 ‘자유연대’가 주최한 ‘윤석열 검찰총장 응원집회’와 오른쪽 인도에서는 시민단체 ‘광주전남 촛불민주시민’이 주최한 ‘검찰개혁 촉구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집회 참가자는 각각 100여명, 50여명이다.
서울·경기·부산 등에서 광주를 찾은 보수 표방 단체 회원들은 확성기와 스피커를 이용해 “윤석열 총장을 응원한다” “윤석열 수사팀 해체한 문재인은 자폭하라” 등 윤 총장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일부 회원들은 “문재인 간첩, 5·18은 폭동” 등 지역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광주시민들은 이에 특별히 대응하지 않고 ‘검찰개혁 적폐청산’ ‘검찰이 정치해도 되는 건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는 방식으로 규탄 집회를 진행했다.
20일 오후 광주지방검찰청 정문 앞 도로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광주시민들의 집회(왼쪽)와 윤 총장을 지지하는 보수 표방 단체의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이날 2시께 광주지검에 도착한 윤 총장은 환영, 규탄 집회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피한 채 광주 방문 소감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수사·기소 주체 분리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답을 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15년 전 근무하다가 딱 이맘때 이 자리에서 전출 행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전출 검사 대표로 인사하는데 광주에 정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 말문이 막혀 검사장님께서 박수로 마무리하게 도와주셨다. 청사나 주변 건물이 그대로여서 반갑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황병하 광주고등법원장과 박병칠 광주지방법원장을 예방하고 검찰청사에서 열린 직원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했다. 앞서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10일 열린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검찰총장 지시에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를 결재하지 않았다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 비판해 이날 윤 총장과의 만남이 주목됐었다.
한편, 윤 총장은 이달 13일 부산을 시작으로 광주, 대구, 대전 순으로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첫 지방 순회 방문을 하고 있다.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윤 총장은 2002년 변호사로 나선 후 2003년 변호사 특별채용을 통해 광주지검에서 검사로 복귀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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