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쓴 추모객들이 16일 목포신항에서 ‘생명존중의 세상, 꽃으로 피어난 아이들’, ‘진실이 꽃피는 그 날을 만들어 주겠습니다’ 등 문구를 적은 손팻말을 들고 안전사회를 기원하고 있다. 독자 제공
세월호 현장인 전남 목포·진도에서도 참사 6주기를 기억하는 행사들이 잇따랐다.
세월호 잊지않기 목포지역 실천회의는 16일 오전 세월호가 3년째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참사 6주기 기억식을 열었다. 마스크를 쓴 추모객 200여명은 이날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책임자 처벌과 안전사회 건설을 기원했다. 일부는 추모시를 낭송하고 추모곡 ‘그리운 마음’을 합창할 때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어 세월호 선체 앞에서 ‘생명존중의 세상, 꽃으로 피어난 아이들’, ‘진실이 꽃피는 그 날을 만들어 주겠습니다’ 등 문구를 적은 손팻말을 들고 그리움을 표현했다. 또 세월호 선체 앞에 놓인 노란 화분 5개에 ‘항상 기억할게요, 진상규명 철저히, 안산에 생명안전공원을, 생명존중 안전사회, 책임자 처벌 끝까지’라는 다짐을 써넣은 노란 리본을 매달기도 했다.
유족을 대표해 참석한 당시 단원고 2학년 우재군의 아버지 고영환씨는 “어떤 벽이 막아서도 끝까지 진상을 규명하겠다. 1년 남은 공소시효 때문에 진실이 감춰진다면 또 다른 참사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세월호 잊지않기 목포지역 실천회의가 16일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앞에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참사 6주기 기억식을 열고 있다. 독자 제공
목포시민 김아무개(48)씨는 “코로나19로 현실이 어렵지만 세월호를 잊을 수는 없다. 다시는 이런 희생이 없도록 ‘생명존중 세상’을 만드는 데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목포 한국화가 정태관씨는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서 세월호 목포신항 거치 기록화전을 연다. 정씨는 지난 2017년 3월31일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입항한 뒤 펼쳐진 거치, 수색, 직립, 조사 등을 기록한 수묵화 100점을 선보였다.
세월호 유족 50여명은 이날 해경 3015함을 타고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 세월호 참사 해역을 찾았다. 이들은 출항 3시간 만에 침몰지점 부표에 도착하자 그리운 아이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보고 싶다, 사랑한다”고 오열했다. 이들은 함정이 부표를 한 바퀴 돌자 하얀 국화 송이를 던지며 넋들이 편안히 잠들기를 기원했다.
세월호 수습현장인 진도 팽목항에도 추모의 발길이 삼삼오오 이어졌다. 안산 광주 목포 등에서 찾아온 추모객들은 팽목항 방파제와 세월호 기억관(옛 분향소)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팽목항이 현장성을 유지한 기억공간으로 남기를 기원했다.
광주시민단체는 12~19일 광주시 동구 와이엠시에이 백제실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향소를 운영 중이다. 6주기를 맞아 시민 수백명이 노란 리본을 달고 추모 행렬에 동참했고, 온라인에서도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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