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록관에 올해 상반기에만 4점 기증
유네스코기록유산에 4점 등재 이후 추가
유네스코기록유산에 4점 등재 이후 추가
“한 대학생이 마이크를 들고 있다가 왼팔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목에서 피가 난 사람도 있었다. 총을 군인들이 쏜 것 같다.”
1980년 광주 서석고 3학년이었던 장식씨가 1980년 5월26일에 쓴 일기 내용의 일부다. 그는 당시 5월21일 옛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장면을 약도와 함께 기록했다. 계엄군의 학살에 대항해 총을 든 시민군을 ‘민병대’로 표현한 점도 눈길을 모은다. 5·18민주화운동 10일간의 항쟁의 진실과 참담한 경험담을 세밀하게 적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올 상반기 중 80년 5월 그날을 기록한 시민들의 ‘오월일기’ 4점을 기증받았다고 29일 밝혔다. 고교생 장식씨와 평범한 집안 가장 민영량, 주부 허경덕, 전남대 인문사회대 2학년이었던 김윤희씨가 쓴 일기엔 5·18민주화운동 경험담과 시민들의 생각이 담겨있다. 기증자들은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하는 가짜뉴스를 보며 5·18의 진실을 알리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기증했다”고 밝혔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오월일기는 조한유·조한금·주이택·주소연씨 등이 쓴 4점이다. 2015년 이후 5·18기록관이 추가 수집한 오월일기는 올 상반기 수집한 4점을 포함해 모두 10점이다. 동산초 6학년이었던 김현경, 주부 김송덕과 강서옥, 80년 5월27일 옛 전남도청에서 사망한 문용동 전도사 일기(사본), 직장인 박연철, 전남대 사범대학 여학생이었던 이춘례씨 등의 일기다.
5·18기록관은 올해 5·18 40돌을 맞아 서울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공동으로 기획중인 특별전시(5월13일~10월31일)에 새로 수집한 오월 일기를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1980년 5월 광주 서석고 3학년에 재학중이던 장식씨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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