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22일 광주의 집단발포에 분노해 목포역 광장에 모인 목포시민들 전남도교육청 제공
1980년 계엄군의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에 항의해 시위를 벌였던 목포역, 신북장터, 함평공원 등이 전남의 5·18사적지로 지정됐다.
전남도는 6일 “5·18민주화운동 때 광주의 봉기가 확산했던 8개 시·군 25곳을 5·18사적지로 고시해 오월역사 현장 교육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이곳에 80년 5월 당시 상황을 기록한 표지석을 설치하고 답사객들이 쉽게 찾아 역사를 되새길 수 있도록 남도오월길을 만들기로 했다.
사적지 중 80년 5월22~27일 광주의 집단발포 소식을 듣고 분노한 시민 3000여명이 계엄 해제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던 목포역 광장이 가장 상징적인 장소다. 다른 시·군의 집회 공간이었던 강진농고, 해남군청, 무안버스터미널, 함평공원 등도 포함됐다. 계엄군의 총격으로 무고한 민간인이 숨진 화순 너릿재, 해남 우슬재와 상등리 국도 등도 들었다. 또 계엄군에 저항하기 위해 무장을 했던 화순광업소, 화순경찰서, 나주 금성파출소 등도 기념할 공간으로 지정됐다. 무기고들도 포함됐다.
지역별로는 목포·나주·해남이 5곳씩이고, 화순·영암 3곳씩, 강진 2곳, 무안·함평 1곳씩이다. 도는 지난 1998년 5·18 시설물 76곳을 관리했으나 시군별로 안내판 형태가 다르고 관리조차 들쑥날쑥하다는 비판이 일자 25곳을 압축해 제대로 관리하기로 했다.
정찬균 도 자치행정국장은 “5·18을 기억하기 위해 현장부터 제대로 보존해야 한다. 사적지를 소개할 해설사를 양성하고, 5월 항쟁지를 순례하는 코스를 개발하는 등 활용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의 진원지였던 광주시는 옛 전남도청과 옛 5·18묘지, 전남대 정문, 남동성당 등 29곳을 5·18 사적지로 지정해 보존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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