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은 우리가 지킨다 경남공동행동은 27일 경남도청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육군사관학교 교내 독립영웅 흉상 철거와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시도를 중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최상원 기자
“무모한 역사전쟁을 백지화하고, 독립전쟁 영웅들께 사죄하라!”
육군사관학교 교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시도에 이어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움직임까지 일자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열린사회 희망연대 등 경남지역 34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홍범도 장군은 우리가 지킨다 경남공동행동’은 27일 경남도청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독립전쟁 영웅들을 무시하고 모욕하는 행위는 역사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육군사관학교로부터 ‘육사 교내 충무관에 있는 독립전쟁 영웅실을 11월30일까지 철거할 것’이라는 자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독립전쟁 영웅실’은 홍범도·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 이회영 선생, 안중근 의사 등 독립운동가를 기리기 위해 지난 2018년 3월1일 삼일절 99돌을 맞아 육사 충무관에 설치한 공간이다.
당시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는 홍범도·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과 이회영 선생의 흉상도 세워졌다. 국방부는 흉상 철거와 함께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도 추진했으나, 흉상 철거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일자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부터 진행하고 있다. 독립전쟁 영웅실 공간은 임진왜란, 베트남 전쟁사, 6·25 전쟁사, 해외파병사 등 시대별 국난극복사 학습 공간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이순일 열린사회 희망연대 상임대표는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상대로 싸움을 거는 윤석열 세력은 거리에 뒹구는 낙엽처럼 머지않아 스러질 것이다. 그런데도 역사전쟁을 멈추지 않는다면 민중의 거대한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조환 민주항쟁정신계승 시민단체연대회의 대표도 “독립전쟁 영웅들을 욕되게 하는 것은 우리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이며, 육군사관학교의 뿌리를 바꾸려는 불순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허성무 민주당 창원 성산구 위원장은 “찬란했던 독립운동을 지우려고 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들이 바로 친일 매국노”라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는 잠수함 홍범도함의 모항인 해군 잠수함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가 있다. 지난 8월부터 정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고 홍범도함 이름을 바꾸려고 시도하자, 경남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달 14일 ‘홍범도 장군은 우리가 지킨다 공동행동’을 발족해 거리행진을 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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