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낮 경북대 총학생회와 학생 1000여명은 대구시 북구 경북대 본관 앞에서 ‘경북대학교 학생 총궐기’를 열어 “학생 의견 없는 (금오공대와) 졸속 통합 반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최근 경북대와 금오공대 통합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경북대 학생들 반발이 커지자 경북대가 통합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물러섰다.
경북대 총학생회와 학생 1000여명(총학생회 추산)은 11일 대구시 북구 경북대 본관 앞에서 ‘경북대학교 학생 총궐기’를 열어 “학생 의견 없는 (금오공대와) 졸속 통합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북대의 미래를 사업적 효율에서 보지 말고, 교육 현장의 목소리와 교육 당사자인 학생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달라. 통합을 백지화한다는 대학본부의 결정을 환영하지만 확실한 답변이 필요하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비민주적 논의였던 경북대와 금오공대의 통합을 무산하겠다는 명시적인 답변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총궐기 뒤 교내 행진을 벌였다. 이날 낮 오후 2시 기준 경북대와 금오공대 통합을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에는 1만303명이 참여했다.
경북대와 금오공대 통합 논의 소식이 알려지자 경북대 학생들이 항의하는 의미로 ‘과잠’(학과 점퍼)을 벗어두며 ‘과잠 시위’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열린 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에서 홍원화 경북대 총장과 곽호상 금오공대 총장이 만나 통합 필요성을 공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경북대 학생들은 반발했다. 지난 4일부터 본관 앞 계단에는 학생들이 항의하는 의미로 ‘과잠’(학교·학과 이름을 등에 새긴 야구점퍼)을 벗어두기 시작했다. 이는 ‘과잠 시위’로 번져 점퍼는 수백벌까지 늘어났고, 근조 화환을 세우거나 졸업증명서를 반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홍 총장은 지난 7일 ‘경북대 구성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현재로써 우리 대학과 금오공대 간의 통합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거나 진행된 바 없다. 지역이 처한 위기와 대학이 담당해야 할 역할을 고려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통합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공감한 바 있지만, 마치 통합 자체가 확정된 것처럼 보도되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경북대 관계자는 1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실제로도 통합 논의는 전혀 없었으며, 총장도 수차례 통합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설명했다. 경북대와 금오공대의 통합 논의는 지난 2007년에도 한차례 추진됐으나 무산된 바 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