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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보 수문 연 30일 동안…활기 찾은 낙동강

등록 2019-12-11 18:24수정 2019-12-11 20:44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 기간 생태계 조사
강변 전역에서 길고 새하얀 모래톱 드러나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새도 다시 찾아와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 기간 드러난 낙동강변 모래톱에서 쉬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324-4호 쇠부엉이.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제공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 기간 드러난 낙동강변 모래톱에서 쉬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324-4호 쇠부엉이.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제공

창녕함안보 수문을 고작 30일 동안 열어 강물 높이를 평소보다 2.6m 낮췄을 뿐인데도, 낙동강 중하류 곳곳에 거대한 모래톱이 드러나면서,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다양한 새들이 다시 찾아왔다. 인간은 강바닥을 긁어내고 물길을 막는 삽질을 했지만, 자연은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환경단체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1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 기간 낙동강 생태계 관찰 결과를 발표하고 “보 수문 개방을 확대해서 낙동강 수질생태를 복원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10월17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30일 동안 낙동강 8개 보 가운데 가장 하류에 있는 창녕함안보의 평소 4.8m인 수문 높이를 2.2m로 2.6m 낮추고, 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구간의 양수장 10곳 개선공사를 했다.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낙동강 모든 보의 수문을 개방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최상원 기자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낙동강 모든 보의 수문을 개방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최상원 기자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 기간에 낙동강경남네트워크가 현장조사를 한 결과, 남지대교 주변과 낙동강·황강 합류부 주변 등 보 상류 거의 모든 곳에서 길고 새하얀 모래톱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래톱에는 다양한 새들이 찾아와 쉬거나 먹이활동을 했는데,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205-2호)·독수리(243호)·참매(323-1호)·황조롱이(323-8호)·쇠부엉이(324-4매)·원앙(327호)과 멸종위기종인 가창오리·수리부엉이 등도 흔하게 발견됐다. 수달·삵·담비 등 동물의 배설물과 발자국도 발견됐다. 강물로 가득 차 있을 때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은 지난달 15일 이후 창녕함안보 수문을 닫고 물을 채우면서 다시 사라졌다.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변에 안개 발생량과 발생시간이 늘어나 경남 창녕군 남지읍 일대 시설하우스 농가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데, 수문 개방 기간에는 안개가 줄었다가, 수문을 닫자 다시 안개가 늘어났다.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4대강 사업을 계획할 때부터 전문가들은 안개 피해를 예상했으며, 2010년 4대강 사업 이후 실제로 안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농작물 생산량 감소와 생산비 증가 등 피해실태를 조사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으나, 계속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 기간 보 상류 쪽 낙동강 모습. 4대강 사업을 하며 수심 5m를 유지하도록 강바닥을 준설했지만, 창녕함안보 수문을 열자 거대한 모래톱이 드러났다. 낙동강이 스스로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사진 위쪽의 보는 합천창녕보이다.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제공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 기간 보 상류 쪽 낙동강 모습. 4대강 사업을 하며 수심 5m를 유지하도록 강바닥을 준설했지만, 창녕함안보 수문을 열자 거대한 모래톱이 드러났다. 낙동강이 스스로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사진 위쪽의 보는 합천창녕보이다.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제공

임희자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16개 보의 수문을 모두 열겠다고 공약했지만, 정작 우리 정부는 온갖 핑계를 대며 대통령 약속마저 지키지 않으려고 한다. 정부는 수질생태 복원을 위해 모든 보의 수문을 즉각 개방하고, 보 철거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을 주저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수문을 열어 낙동강 수위를 낮추면 주변 지역 지하수 수위도 따라서 내려가는 문제 때문이다. 지하수를 뽑아올려 농사를 짓는 창녕함안보 상류지역 일부 농민들은 농사 피해를 우려해 수문 개방을 반대한다. 일부 지자체는 이를 핑계로 양수장 개선사업조차 미루고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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