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6일 경북 의성군 단밀면에 ‘쓰레기 산’이 만들어져있다.(왼쪽) 지난 6일 같은 곳에 있었던 ‘쓰레기 산’이 말끔히 치워져 있다. 의성군 제공
2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북 의성 ‘쓰레기 산’이 1년 8개월 만에 모두 치워졌다. 20만t이 넘는 쓰레기를 치우는 데에는 282억원이 들었다.
의성군은 9일 “‘쓰레기 산’으로 알려진 방치 폐기물 20만t을 모두 처리했다”며 “환경부와 경북도의 지원, 그리고 폐기물처리업체들의 협조로 1년 8개월 동안의 행정대집행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애초 의성군은 행정대집행 전 의성군 단밀면에 아파트 10층 높이로 쌓인 쓰레기양이 19만2천t인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실제 처리한 쓰레기는 20만8천t이나 됐다.
의성군은 비용 절감을 위해 마을에 쓰레기 선별·가공시설을 설치해 쓰레기를 처리했다. 의성군은 쓰레기 9만5천t은 시멘트 보조연료, 5만2천t은 순환 토사 등으로 재활용했다. 또 나머지 2만1천t은 소각, 4만t은 매립했다. 쓰레기를 처리 비용은 모두 282억원이 들었다.
‘쓰레기 산’이 생긴 곳은 ㅎ개발이 의성군에서 폐기물재활용업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사업장이었다. 원래 이 업체는 의성군에 1020t의 폐기물 허용보관량 허가를 받았지만 200배에 이르는 쓰레기를 쌓았다. 의성군은 2016년부터 폐기물 처리 명령을 내리고 고발도 했지만 업체는 행정소송 등으로 맞섰다. 이후 2018년 12월~2019년 1월 쌓인 쓰레기에서는 화재까지 잇따라 전국적인 논란이 됐다. 또 2019년 3월 미국 <시엔엔>(CNN) 방송에도 나와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의성군은 2019년 2월 행정대집행을 결정해 그해 6월부터 ㅎ개발의 방치 폐기물 처리를 시작했다. ㅎ개발은 쓰레기를 처리하지 않고 버티다가 그해 5월 허가가 취소됐다. ㅎ개발 전 대표 등은 그해 3월 폐기물관리법 위반과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됐다. ㅎ개발 전 대표는 이후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3월 징역 5년, 추징금 13억8831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ㅎ개발 쪽은 행정대집행에 맞서 행정소송을 내거나 담당 공무원을 고발하기도 했다. 의성군은 행정대집행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ㅎ개발 전 대표 등의 재산 28억원을 압류 조치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방치 폐기물로 인해 의성군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께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다”며 “많은 불편에도 믿고 묵묵히 기다려준 주민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의성군은 쓰레기 산이 처리된 장소에 자원순환 등을 교육하는 공간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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