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함께하는 서점 꿈꾸는 우정 어린 터전

등록 2021-12-31 05:00수정 2021-12-31 11:56

[한겨레Book] 우리 책방은요 - 한평책빵

질병관리본부 경비실 자리가 2018년 9월 서점으로 태어났습니다. 2016년 서울 은평구에서 독서 생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한평책빵’ 주인이 되었습니다. 책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고 마음의 혁신이 일어날 수 있기를 꿈꾸는 책방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사랑의 영토’(사랑이 바탕이 되는 인문학 서적), ‘활자의 영토’(비교적 읽기 쉽지 않은 책이지만,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 또는 집중해서 읽을 책) 그리고 ‘시간의 옷을 입은 책’(중고책), 작가들과 인연이 닿은 책을 중심으로 서가를 꾸며 왔습니다.

운영한 지 3년을 지나며 그동안 독자와 쌓인 인연이 더욱 두터워지고 함께 성장할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고민 끝에 ‘OOO의 한평책방’을 시작했습니다. 직접 책방지기를 하겠다는 참여자가 책을 추천하면서 책방을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책방지기가 어릴 적 꿈이었다는 분들의 반짝거리는 눈빛을 마주하면서 지난해 9월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했습니다. 한평책빵 문을 연 이후 첫 북토크를 진행해준 서촌 옥상 화가 김미경 작가님께 처음으로 책방지기가 되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저 스스로도 자신이 없을 때 ‘김미경의 @한평책방’이 시작됐고, “카메라 밖에도 사람이 있다”고 외쳤던 고 이한빛 피디의 엄마이자 <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의 저자인 김혜영님은 지난주 ‘한빛의 내일을 이어가는 김혜영의 @한평책방’을 운영해주셨습니다. 모두 6명이 참여한 한평책방은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책방 운영은 참 쉽지 않았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더 뜨겁게 발견하는 책 속의 한 문장, 책 속의 주인공들을 통해 다시 살아갈 생명, 다시 이어갈 희망을 얻는 일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만나는 한 권의 책이 무척이나 중요한 이유입니다.

지난해 5월에는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알리고 싶은 한 권의 책’ 100권을 팔기 위해 애쓰다 보니 훨씬 많은 책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 더욱 함께하는 서점이 되기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생하고 공존하는 협동의 필요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책방지기가 100명이라면 세상에 알리고 싶은 책 100종을 읽히는 건 더 쉬운 일이 아닐까요? 그런 희망 하나로 책방지기로 참여한 분, 책방에서 강의를 하셨던 분들과 함께 지난해 11월에 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한평책방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저는 ‘어쩌다 갑자기’ 한평책빵 주인이 되어 고군분투하며 버텨왔습니다만 이 글을 읽으시는 <한겨레> 독자님들은 계획된 어느 날에 ‘OOO의 @한평책방’으로 일주일쯤 책방지기를 맡아보시면 어떨까요? 책방만 운영하는 게 아니라 다른 기획도 할 수 있습니다. 한평책빵은 한평가게를 아우르며 책에 기초한 연대로 꾸려지는 ‘사회적 우정터’를 지향합니다. 무엇이든 하고 싶은 사람을 늘 응원합니다.

글·사진 김수나 한평책빵 대표

한평책빵

서울 은평구 통일로 684

instagram.com/book1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구준엽 아내 서희원 숨져…향년 48 1.

구준엽 아내 서희원 숨져…향년 48

일본서 경매될 뻔한 경복궁 선원전 편액, 108년 만에 귀환 2.

일본서 경매될 뻔한 경복궁 선원전 편액, 108년 만에 귀환

조성진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 5위…서울은 가장 뜨거운 음악도시 3.

조성진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 5위…서울은 가장 뜨거운 음악도시

‘오징어 게임2’ 배우 이주실 별세…위암 투병 석달 만에 4.

‘오징어 게임2’ 배우 이주실 별세…위암 투병 석달 만에

‘노킹 온 헤븐스 도어’ 건스 앤 로지스, 5월 완전체 내한공연 5.

‘노킹 온 헤븐스 도어’ 건스 앤 로지스, 5월 완전체 내한공연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