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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시인의 마을] 가거도行(행) - 박관서

등록 2022-03-11 05:00수정 2022-03-11 09:13

밀려난 꿈은 가장자리가 가장 깊다

사는 일에 목을 걸고 맴을 돌다

국토의 맨 끝 가거도에 이르러

이웃 나라 닭 울음에 귀 기울이고 있는

녹섬 앞 둥구회집 평상에 앉아

검정 보리술로 목을 헹구면

박혀 있던 낚시미늘마저 따뜻해진다

밤 깊은 동개해변 찰랑거리는

둥근 달빛에 젖어 흠뻑

사는 일 흔적도 없이 지워져

남의 나라 남의 일이 될 즈음에야

새로워진 나를 만난다 스스로 깊어진

가장자리를 만난다 생무릎 꺾여

밀려나보지 않은 이들은 평생을 살아도

가거도에는 이르지 못하리

-시집 <광주의 푸가>(삶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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