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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시인의 마을] 스쿨버스 - 박용하

등록 2022-07-15 05:01수정 2022-07-15 10:50

어린 새 한 마리가 떨어졌습니다
떨어지기 전에 이슬을 묶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매일 태어나는 거였습니다
일어나기 싫었습니다
그날도 당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늘 바빴지요
엄마는 삼 시 세끼 야식까지 바빴지요
선생님은 잡무에 시달리고 있었지요
우리는 멀리 있는 내가 아니었지요
가로수보다 가까이
개집보다 가까이 있었지요
우리는 한 버스 안에서 묶였지요
이젠 스스로 묶을 일도 없어졌지요

-박용하 시집 <이 격렬한 유한 속에서>(달아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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