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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시인의 마을] 낫 - 김기택

등록 2022-10-07 05:00수정 2022-10-07 11:35

안쪽으로
날이 휘어지고 있다

찌르지 못하는
뭉툭한 등을 너에게 보이면서
심장이 있는
안쪽으로 구부러지고 있다

팔처럼
날은 뭔가를 껴안으려는 것 같다
푸르고 둥근 줄기
핏줄 다발이 올라가는 목이
그 앞에 있다

뜨겁고
물렁한 것이 와락 안겨올 것 같아
날은 몸을 둥글게 말아
웅크리고 있다

-김기택 시집 <낫이라는 칼>(문학과지성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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