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시인의 마을] 이후의 바다 - 김유태

등록 2023-02-10 05:00수정 2023-06-23 17:01

오래 된 궁전을 죽은 사람처럼 업고 불화하던 풍문을 떠나보내네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음역을 가진 새가 미완성 등대에 앉아 일몰의 노래를 부르네 이명처럼 웅웅대던 새벽이 왈칵 눈앞에 쏟아지면 어둠이 몸속 뒤꼍으로 한 페이지 물러나네 병든 안개는 영영 썩지 않을 나무의 객석으로 들이쳐 거미줄 친 얼굴을 만지네 수정되지 못한 슬픔은 뜬눈으로 지하 창밖에 몸을 던지네 폐멸된 어둑서니들이 오래전 그을린 미래를 밤눈으로 드로잉하네 끝과 시작 사이에서 생장하는 삼동의 나무 한 그루에 귀를 대네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네를 미는 소리가 들리네 어쩌면 우리의 그 겨울이 될 수도 있었던 전소의 해변

김유태 시인, <현대문학> 2023년 2월호(현대문학)에서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긴 연휴, 함께 읽고 싶은 ‘위로의 책’ 1.

긴 연휴, 함께 읽고 싶은 ‘위로의 책’

정진우 피아니스트 별세 2.

정진우 피아니스트 별세

신라 맹꽁이의 1300년 전 미소를 보라..설연휴 박물관 나들이 전시 3.

신라 맹꽁이의 1300년 전 미소를 보라..설연휴 박물관 나들이 전시

서울어린이대공원 땅밑에 조선시대 말 목장이 묻혀 있었다 4.

서울어린이대공원 땅밑에 조선시대 말 목장이 묻혀 있었다

경복궁 주변 파봤더니 고려시대 유물이 줄줄이? 5.

경복궁 주변 파봤더니 고려시대 유물이 줄줄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