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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시인의 마을] 첫 세계 - 전수오

등록 2023-02-17 05:01수정 2023-02-17 10:01

우리는 무슨 색깔로 피어날지 몰라서

영원히 편식을 하고 싶어서

어른들을 사냥하지 않았다

더운 피로 입김을 뿜는 짐승처럼 의기양양했다

눈 속에서 발견한 한 구의 검푸른 시신에

누가 먼저 키스할지 내기를 하면서

공중에서 흩어지는 문장 사이를 날뛰었다

우리는 내일을 믿지 않았다

전수오의 시집 <빛의 체인>(민음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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