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을 따라가다 길을 놓쳤고 길을 따라가다 사람을 놓쳤다. 도착지를 몰랐지만 알게 된다면 왔던 길로 되돌아가게 될까 봐 지나온 발자국을 지웠다. 입간판에 홀려 따라 들어간 가게만 몇 군데인지 모르겠고. 심부름이 뭐였지? 골목은 복잡하고 기분은 넘쳐나고. 방향을 틀어도 될까? 발끝을 들고 절벽에 서 있는 것처럼 뛰어내리지 못한 생각들이 골목을 돌고 돌았다. 누가 시킨 건지도 모르는 두부 같은 건 더 이상 떠오르지 않았다
조영란 시집 <오늘은 가능합니다>(시인동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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