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라는 말에 고라니가 산다
‘느닷없이’라는 말에 멧돼지도 산다 차례도 모르고
목적도 없이
튀어나온 심장 심장이 지르는 소리에 불이 붙는다
고요했던 나뭇잎들이 수런거리기 시작한다 소나기는 기록을 남기지 않고
맨얼굴로 달려온다 소나기를 쫓아 고라니가 뛰어간다
멧돼지가 돌진한다
인간이 붙여 준 이름을 던져 버리고
유일한 사건이 된다 고라니는 해석되지 않는다
멧돼지는 문장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몇 번을 접어도 접히지 않는 고라니
몇 번을 구겨도 구겨지지 않는 멧돼지 - 홍일표의 시집 <조금 전의 심장>(민음사)에서
‘느닷없이’라는 말에 멧돼지도 산다 차례도 모르고
목적도 없이
튀어나온 심장 심장이 지르는 소리에 불이 붙는다
고요했던 나뭇잎들이 수런거리기 시작한다 소나기는 기록을 남기지 않고
맨얼굴로 달려온다 소나기를 쫓아 고라니가 뛰어간다
멧돼지가 돌진한다
인간이 붙여 준 이름을 던져 버리고
유일한 사건이 된다 고라니는 해석되지 않는다
멧돼지는 문장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몇 번을 접어도 접히지 않는 고라니
몇 번을 구겨도 구겨지지 않는 멧돼지 - 홍일표의 시집 <조금 전의 심장>(민음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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