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는 샛노란 과거를 잊어도
백 년 전에도 십 년 뒤에도
지난날은 다시 살아와 광화문 네거리에
목도장에 이름 새겨 오래 살자던
내일은 거짓되어 사라지고
옛사람은 웃는구나 하늘 보며 웃는구나
한 올 풀린 금사(金絲)처럼 연인들은 빛나는데
이렇게 잊어도 되나요 궐 밖에서
코피처럼 후드득 떨어지던 목숨을
어떤 날은 하고많은 서정도 미안해
손바닥에 손톱자국을 내며 돌아갑니다
신미나의 시,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문학동네시인선 200 기념 티저 시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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