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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시인의 마을] 귀로(歸路)

등록 2023-12-08 05:01수정 2023-12-08 10:03

국화는 샛노란 과거를 잊어도

백 년 전에도 십 년 뒤에도

지난날은 다시 살아와 광화문 네거리에

목도장에 이름 새겨 오래 살자던

내일은 거짓되어 사라지고

옛사람은 웃는구나 하늘 보며 웃는구나

한 올 풀린 금사(金絲)처럼 연인들은 빛나는데

이렇게 잊어도 되나요 궐 밖에서

코피처럼 후드득 떨어지던 목숨을

어떤 날은 하고많은 서정도 미안해

손바닥에 손톱자국을 내며 돌아갑니다

신미나의 시,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문학동네시인선 200 기념 티저 시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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