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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댓글 공작 사건, 정보사회 관점 바꿔놔”

등록 2013-11-24 19:48수정 2013-11-26 16:07

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홍성태 교수, 나치 수법에 비유
“여러 정부기관이 시민을 가장해 여론조작을 위한 댓글공작을 벌인 것은 말 그대로 세계 초유의 사건이다. 정보사회학적 시각에서 보면 ‘신기원’을 이룬 사건으로, 정보사회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이다.”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홍성태(사진)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계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실은 ‘국정원 댓글공작과 정보사회의 위기’란 글에서 짚은 대목이다.

홍 교수는 “‘정보사회’라는 개념은 정부와 기업에서 컴퓨터가 활용되기 시작한 1960년대 초 미국에서 만들어졌고, 1990년대 이후 인터넷의 대중화와 함께 본격적인 실체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보사회는 누구나 올바른 정보를 소통해서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는 사회라는 이상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인터넷은 이러한 정보사회의 이상을 상당한 정도로 구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정보통신 매체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댓글 사건은 정보사회를 근원적으로 재성찰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이용의 두가지 위험을 ‘시민에 대한 부당한 감시’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제약’이라고 제시했다. 전자는 최근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미국의 전지구적 정보통신 도감청 망인 ‘프리즘’을 예로 들 수 있고, 후자는 음란물 규제나 종교나 권력 비판에 대한 억압 등으로 나눠진다.

홍 교수는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정부의 대대적인 정보통신기술 이용이 가져올 문제가 부당한 감시와 억압뿐 아니라 정보의 조작과 세뇌일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정보화는 민주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여겨져왔지만, 민주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회에서 정보화는 대중에 대한 감시, 억압, 조작, 세뇌로 이어진다”며 “이제는 정보사회에 대한 관점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국정원의 여론조작 의혹 사건을 독일 나치의 선전전에 비유하기도 했다. 나치의 선전장관 파울 요제프 괴벨스가 정립한 ‘큰 거짓말을 계속 반복하면 사람들은 결국 믿게 된다. 그러므로 국가가 모든 권력을 사용해서 반론을 억압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논리를 충실히 실행했다는 것이다. 그는 “‘홍어’ ‘좌빨’ ‘박원숭’ ‘간찰스’ 등 국가기관이 작성한 댓글들의 내용은 반민주성, 반인륜성, 문화적 천박성 등의 특성을 보인다”며 “이런 반민주, 반인륜 범죄를 ‘이념전’으로 포장하고, 이를 비판하는 시민들을 ‘비국민’으로 공격하는 것은 사실 나치와 일제의 대중조작 수법과 아주 흡사하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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