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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아이 갖는 기쁨 누리는 사회로

등록 2017-06-22 18:40수정 2017-06-22 19:03

이봉현의 책갈피 경제
정해진 미래
조영태 지음/북스톤(2016)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인구구조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정확한 지표”라고 했다. 인구학자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자신의 책 제목을 <정해진 미래>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는 10~20년 뒤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동을 예고한다. 출산율은 계속 떨어져 올해 신생아 수는 지난해보다 4만여명 줄어 처음으로 30만명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한해 태어나는 신생아가 10% 줄어드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반면 노령화는 가속화해 2025년 초고령사회(65살 이상 인구 비중 20%)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변동은 40년이란 짧은 기간에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격한 게 특징이어서 학교, 기업, 연금, 복지 등 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대비와 함께 저출산 해소를 3대 국정과제로 설정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신생아 감소와 노령화라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관련해 우리는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란 걱정의 소리를 자주 듣는다. 그런데 아이 낳는 문제를 두고 너무 “경제, 경제” 하니까, 지난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젊은 부부에게 아이라는 인생 최고의 기쁨을 돌려주자는 생각으로 접근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어쨌든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경기 하강, 자산가격 하락, 소비 위축이 가팔라지는 이른바 ‘인구절벽’이 올지가 실질적 관심사이긴 하다. 부동산 가격은 생산가능인구 동향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15~64살 사이의 노동 가능한 인구를 일컫는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 정점을 찍고 2017년부터 감소하게 된다. 2020년대에는 한해 34만명씩, 2030년대는 한해 44만명씩 감소한다. 이 때문에 2020년대부터 매년 20만가구 정도의 주택 수요 감소가 발생하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인구가 줄고 노령화하면서 교육부터 시작해 패션, 오락, 문화 등으로 소비 위축이 번지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분유, 아동복, 교복 등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조 교수는 “지금의 20대가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가 될 것이라 말하는데, 그보다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저출산 세대의 장래가 더 어둡다”고 말한다. 물론 2020년대부터 대학 가기는 한결 수월해지고, 베이비붐 1세대(1955~1964년생)의 은퇴로 청년실업은 다소 완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최근의 출산율 저하는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낳지 않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결혼 기피와 만혼의 영향이 더 크다. 그간 정부가 저출산 해소 노력을 기울이고 적지 않은 예산을 썼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HDI)를 보면 여성의 교육수준과 처우를 높이고 이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면 결국 출산율이 다시 오르는 것이 일부 선진국에서 입증되고 있다. 일시적인 출산 대책보다는 장기적인 삶의 질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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