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김 윤 배
새벽 종소리를 듣는다
고압선 지나가는 계곡에서 나눈 체온은 얼음처럼 식었다
어디서나 세상은 떠났고, 위로의 악수를 참았다
오롯이 기쁨인 날은 손목이 시렸다
버스킹 공연자의 손가락을 보며 울컥 눈물이던 날 있었다
가끔 하늘을 보는 일로 부끄러움을 감추고 싶었다
근육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으로 늪의 깊이를 알 수 있었다
생각의 갈래 끝에 번뇌가 살아나는 새벽이 두려웠다
몇 봄은 고통이어서, 환멸이어서 좋았다
매일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건 아니라고 자책했다
저 새벽 종소리의 긴 여운
-시집 <마침내, 네가 비밀이 되었다>(휴먼앤북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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