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새벽
박 구 경
잠자듯 말뚝이 박혀 있다
하늘이 논물에 가만히 앉아 있다
무엇이 물거울을 건드리는가
50년 전쯤엔 여기가 아버지 얼굴이었다
천천히 두 손을 집어넣으니
삽자루를 타고 논물이 흐른다
국그릇에 걸쳐진 커다란 밥숟가락 같았다
저리로 가는 두꺼비
-시집 <외딴 저 집은 둥글다>(실천문학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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