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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우리는 매일매일>로 세대·성별 소통의 장 열렸으면”

등록 2021-07-10 15:51수정 2021-07-12 18:34

[토요판] 강유가람 감독과의 대화
<우리는 매일매일> 뒷이야기
지난 7일 저녁 서울 종로구 에무시네마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lt;우리는 매일매일&gt;의 ‘감독과 함께하는 스페셜 지브이(GV)’ 현장. 인디스토리 제공
지난 7일 저녁 서울 종로구 에무시네마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우리는 매일매일>의 ‘감독과 함께하는 스페셜 지브이(GV)’ 현장. 인디스토리 제공

지난 7일 저녁 서울 종로구 에무시네마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우리는 매일매일>의 ‘감독과 함께하는 스페셜 지브이(GV·Guest Visit)’ 현장. 이날 영화를 본 관객 열댓명은 오픈 카톡방에 입장해 강유가람 감독에게 작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었다. 여성주의에 공감하는 외국인, 젊은 남성들도 객석에 함께했다. 강유 감독은 1시간가량 이어진 질문에 낮은 목소리로 차근차근 설명을 이어갔다. 다음은 진행자 양인모 프로그래머와 강유 감독의 일문일답.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 모두 친구분들이잖아요. 친구라는 대상을 촬영하는 것이 어떠셨나요?

“등장인물들은 저라는 사람을 알고 저랑 한 시기를 공유한 사람들이잖아요. 신뢰가 있다 보니 조금은 편하게 찾아갔어요. (기지촌 여성을 그린) 전작 <이태원>이란 작품은 저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오신 분들을 처음 만났기 때문에 카메라를 드는 것도 조심스러웠고 그분들을 만나는 과정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요. 이번 작품은 달랐죠. 출연은 모두 흔쾌히 응해주셨는데, 제작하면서 제가 조심스러웠어요. 친구들과의 관계가 혹시라도 망가지면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을 조금 했고요. 편집할 때 친구의 삶을 대중들에게 잘 정리해서 보여주는 게 쉽지 않아 고민스럽기도 했습니다.”

―중년이 된 페미니스트로서 10대, 20대 페미니스트들과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지 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예전에 친했던 친구를 만나러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십니다. 세대 간 소통이든 뭐든 이 영화를 통해서 소통의 장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각자의 자리에서 이야기들을 시작하면 어떨까요.”

―세대 간이든 혹은 남녀 간이든 점점 사회 갈등이 심화되는 것 같아요. 최근엔 ‘20대 남자, 이들은 누구인가’ 분석이 나오고 별도로 특징지어집니다. 감독님께서 20대 남성분들한테 뭔가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으실까요?

“소개팅을 할 때 요즘에는 바로 물어본다고 해요. ‘페미니스트세요?’ 이렇게 검증을 하는 거죠.(웃음) 그런 상황이 일어나는 게 사실 좀 안타깝긴 해요. 페미니스트라고 이야기했을 때 머리에 뿔 달린 사람처럼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여성과 남성이 있을 때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에는 다 동의할 텐데 그럼 우리는 결국 다 페미니스트 아닌가요?

군대 문제가 계속 논란의 핵심으로 반복되는데요. 사실 페미니스트들을 여성들의 이익만 챙기는 사람처럼 생각하는데 실은 군대 내 위계 문제나 군필자 보상 문제를 함께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페미니스트거든요.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군사비용이 많이 드는 나라잖아요. 이런 것들을 같이 해결하기 위한 방식으로 우리가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군필자에 대한 보상으로 존재했던 군필자 가산점제는 극히 일부 남성에게만 혜택이 돌아갑니다. 공무원 시험 등을 치르는 이들에게만 혜택이 있어요. 군필자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을 국가에 같이 요구하는 게 맞죠. 여성 혹은 장애인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왜 국가가 잘못된 보상 체계를 구축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가 함께 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저는 남성들과 우리가 국가에 맞서 같이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음 작업은 무엇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2018년 미투 운동이 활발했던 시기를 잘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동료들과 같이 ‘애프터 미투’라는 옴니버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극영화 시나리오도 쓰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보는 분들에게 감독님이 바라는 바는 무엇인가요?

“대단한 어떤 것을 하지 않아도 내가 한때 여성주의를 접했던 사람이라면 자신의 삶을 어떻게든 다른 방식으로 잘 꾸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결혼을 하면 가족 간의 의사소통을 좀 더 평등하게 할 수 있고, 내 아이를 키울 때도 감수성에 더 신경 쓸 수 있는 거죠. 법제화를 위해서 집회에 나가지 않더라도 자기 옆에 있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활동이 제일 어렵고도 멋있는 일이잖아요.”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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