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윌 스미스(오른쪽)가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배우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린 행위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윌 스미스는 29일(한국시각)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어젯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내 행동은 용인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크리스, 당신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한다. 내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윌 스미스는 전날 열린 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갑자기 무대에 난입해 시상자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렸다. 크리스 록이 자신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의 민머리 헤어스타일을 빗대 “(여성 주인공이 민머리로 나오는 영화) <지 아이 제인>의 후속편을 기대한다”고 농담한 것에 분개했기 때문이다. 제이다 핑킷 스미스는 병으로 탈모증을 겪고 있다. 윌 스미스는 이날 영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음에도 돌발 폭력사태로 빛이 바랬다.
윌 스미스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문. 페이스북 갈무리
윌 스미스는 “농담을 받아들이는 것도 내 일의 일부지만, 아내 제이다의 질병에 관한 농담에 참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행동했다”며 “내 행동이 너무 부끄럽다”고 반성했다.
그는 “아카데미와 시상식 제작 관계자, 참석자, 전세계 모든 시청자들에게도 사과한다”며 “(영화 <킹 리차드>의 실제 모델인) 윌리엄스 가족과 영화 <킹 리차드> 가족들에게도 사과한다. 내 행동이 우리의 화려한 여정을 얼룩지게 해서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윌 스미스의 폭력 행위를 두고 미국 현지 여론은 그를 비판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크리스 록의 농담이 과하고 부적절했지만, 그렇다고 폭력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도 “어젯밤 시상식에서의 윌 스미스의 행동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크리스 록은 윌 스미스를 폭행죄로 고소하진 않겠다고 했지만,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쪽은 공식 조사를 시작했으며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에선 아카데미 내규에 따라 윌 스미스의 남우주연상이 취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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