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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우영우’ 제작사가 넷플릭스 아닌 ENA 택한 이유

등록 2022-09-03 10:14수정 2022-09-03 17:57

[이주의 이슈] 드라마 제작사 IP 확보 ‘이례적’

‘우영우’ 제작사는 넷플릭스의 제작 제안을 거절하고 방영권만 팔았다. 그리고 IP를 확보했다. 이엔에이 제공
‘우영우’ 제작사는 넷플릭스의 제작 제안을 거절하고 방영권만 팔았다. 그리고 IP를 확보했다. 이엔에이 제공

최근 막을 내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왜 낯선 <이엔에이>(ENA) 채널에서 방영했을까? <우영우> 제작사인 에이스토리의 이상백 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마켓(BCWW)에서 이렇게 말했다.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하자고 제안했는데 거절하고 방영권만 팔았다. 이후 방영권 구매만 가능한 채널을 접촉했고, 규모가 커야할 것 같아서 <이엔에이>를 선택하게 됐다.” <우영우> 본방송이 나간 이후, 약 1시간30분이 지난 뒤에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 방영권만 팔았기 때문이다.

제작사들이 시놉시스만 나오면 넷플릭스로 가장 먼저 달려가는 게 요즘 드라마 시장이다. “넷플릭스를 거절했다”고 말하는 배짱은 어디에서 나올 수 있었던 걸까. 이 대표는 “아이피(IP·지식재산권) 확보는 제작사의 생존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백 에이스토리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행사에서 드라마 제작사가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이상백 에이스토리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행사에서 드라마 제작사가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우영우>는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삼는 등 내용의 진일보 외에도 드라마 시스템에서도 획기적인 시도를 해냈다. 드라마 아이피를 제작사가 가져와 성공한 이례적인 경우다. 그동안 아이피는 플랫폼의 몫이었다. 제작사는 그동안 지상파에 제작비의 70% 정도를 받고 아이피를 넘겨줬다. 넷플릭스에 는 거액을 받는 대신 모든 권리를 넘겨야 했다. 에이스토리는 넷플릭스 국내 첫 오리지널 드라마인 <킹덤>을 통해 아이피를 갖지 않으면 작품이 아무리 성공해도 제작사는 성장할 수 없다는 걸 일찍이 경험했다. 이 대표는 “<킹덤> 때 아이피가 없어서 안타까웠다. 아이피는 캐시카우가 되어 제작사가 성장할 기반이 되는데, 그런 게 없으면 제작사는 외주를 맡아 (조금의) 수익으로 생존하고, 다시 외주를 맡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우영우’ 사례로, 새로운 방송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도 기대하게 됐다. <우영우>는 아이피를 확보하면서 웹툰, 뮤지컬 등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대학로 극장 한 곳을 확보해뒀다. 두세 곳을 더 확보해 뮤지컬을 공개하면 그 근처가 ‘우영우 타운’이 될 수도 있고 관광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이런 것이 생존의 기반이 돼 더 좋은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제작사가 플랫폼을 찾아가 편성과 투자를 위해 아이피까지 내주던 흐름에서 역전된 모습이다. 콘텐츠업계 전체에 좋은 선례이자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에이스토리는 규모가 큰 제작사이고, 작품 완성도에 자신감이 있기에 도전이 가능했다. 중소 제작사의 경우, 제작비 확보를 위해 아이피를 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정부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저희도 처음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해주는 대출로 아주 낮은 비율의 이자를 갚아나가면서 제작을 했다. 그 금액이 아이피를 확보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니었지만 (기반이 됐다). 정부가 (한국) 작품들이 계속 나아갈 수 있게 도움을 준다면 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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